[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두산이나 한화의 경영진이나 오너는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 같으면 (KAI 주식을)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대기업 주주들의 잇단 지분 매각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하 사장은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KAI 지분을 갖고 있는 것만 해도 그룹 전체의 평가가 달라지는 때가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사장은 이날 "KAI는 항공과 우주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아시아 유일의 항공우주 전문 종합기업"이라며 "세계적으로 우주항공 기업은 유럽의 에어버스, 미국의 보잉과 록히드마틴 외에 남미 1개, 캐나다 1개 등 대륙별로 1개씩 밖에 없다. KAI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우주항공 기업"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하 사장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지난 30여년 간 실패를 거듭했으나 그 무형적 가치는 인정해야 한다"며 "지금의 항공산업은 1970~80년대 항공산업이 아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또 "항공우주 산업은 팔때는 '을'이지만 일단 팔고 나면 '슈퍼 갑'으로 입장이 돌변한다"며 "장비를 사가는 쪽이 계속 우리 측에 기술 및 부품 공급을 의존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자동차 시장을 다 내줬으나 항공과 우주 산업 만은 꼭 쥐고 있다"며 "그 이유는 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에서 이익을 내는 것은 항공우주 분야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나는 지난 40여년 동안 항공산업을 해 왔다. 항공산업의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다. 이제 할 만하다"며 "항공산업을 지금까지와는 달리 평가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항공산업은 일단 시작하면 40~50년의 수명주기가 필요한 굉장히 안정적인 사업"이라며 "진입이 어렵지만 일단 진입하고 나면 굉장히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