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결 원리 침해, 대한민국 헌법질서 마비 상황 초래하는 국회
   
▲ 황성욱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변호사

반(反)헌법적 헌법기관: 19대국회
법률정비 여부와 선거구 미획정으로 인한 헌법정지사태를 해부한다

반(反)헌법적인 19대 국회

19대 국회가 2016년 5월 29일을 임기로 4년간의 의정기간이 종료된다. 발제자가 지적했듯이 하루 평균 10개 이상의 법률안이 발의되고 있다. 대부분 개수평가를 의식한 자구 수정 정도에 그치는 법률안 발의들이다. 어차피 통과되길 기대하기 어려운 법률안들도 수없이 많다. 무의미한 일에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19대 국회는 임기만료로 인한 자동폐기 법안도 1만 건 이상의 역대 최대라는 오명도 받을 예정이다. 한편 20대 국회가 과연 정상적으로 성립이 될지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선거구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현행 선거구획정에 대해 2015년 12월 31일까지만 유효하다고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론적 관점을 떠나 현실정치의 결과물만을 보자면 헌법기관으로서 국회가 과연 존재할 이유가 있는 지 국민들은 폭발 일보 직전이다.

국회는 입법만 하는 곳이 아니라 “법률폐지”도 하는 기관

19대 국회에서 폐지된 법률이 있나 살펴보았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접속하여 '폐지’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본 결과, 폐지로 가결되어 정부로 이송되었거나, 폐지공포된 법률은 너무나 실망스럽게도 6건에 불과하다.

우리는 법률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2015년 12월 31일 현재 법제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유효하게 시행되고 있는 법률만 1,371개이고, 헌법과 명령, 규칙1)까지 모두 포함하면 4,547개나 된다. 즉 우리는 4,547개의 규제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유경제원 자유사법포럼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온 입법관련 문제점인 과잉입법, 과잉범죄화에 비추어 본다면 실망스럽기 이를 데 없는 수치이다. 앞선 토론회에서 주장했듯이 불필요한 법, 예를 들어 경범죄처벌법이라든지, 각종 포퓰리즘적인 특별형사법으로 인해 법정합성과 법체계성이 무너져 있음에도 이를 정리하거나 정비하는 노력은 19대 국회에서 전무했다.

   
▲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을 받는다. 위헌적인 국회선진화조항으로 인해 다수결의 원리가 침해되어 국민의 선거결과가 국정에 전혀 반영하지도 않았고, 법률 정비는커녕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마비시킬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여지마저 만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위에서 언급한, 폐지 법률 6건도 '6·25전쟁중적후방지역작전수행공로자에대한군복무인정및보상등에 관한법률 폐지법률안’, '외국 민간원조단체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 '주택저당채권유동화회사법 폐지법률안’, '국제협력요원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 폐지법률안’, '시국사건관련교원임용제외자채용에관한특별법 폐지법률안’ 등 기존 법률을 대체하는 법률안이 발의되었거나, 한시법적 특성으로 인해 어차피 규율대상이 없어진 법률을 폐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선거구 획정안 부재로 인한 헌법정지상태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우리 헌법상 많은 권능을 가지고 있다. 입법권으로 대표되는 권한 뿐 아니라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는 기능까지 국회가 없으면 하루도 국가가 운영되기 힘들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자칫 국회가 성립이 안되어 헌법정지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국회의원 임기는 4년이라고 헌법에 못 박혀 있기 때문에 법률이나 기타 다른 조치로 임기를 늘릴 수 없다. 따라서 2016년 5월 30일 부터는 19대 국회의원의 의원자격은 자동 박탈된다. 문제는 공직선거법에서 국회의원 임기 만료 전 5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을 선거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제34조) 명절일 경우에만 일주일 연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선거구 획정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법률의 개정없이 이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2)

선거의 일정 상 재외선거인명부를 작성, 거소·선상투표신고, 군인 등 선거공보발송, 후보자등록기간, 재외투표소 투표, 선거인명부확정, 사전투표 같은 현실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합법률적 절차를 따른다고 하더라도 2월초까지는 선거구가 획정되어야한다. 이렇게 된다 하더라도 지금 정치신인들의 예비선거운동활동은 절대적으로 침해된다.

만일, 기간을 넘겨 선거가 제대로 못 치러진다면, 어떻게 될까. 무섭게도 우리 법제는 이러한 경우를 예상하지 못해 아무런 절차가 없다. 19대 국회의원임기가 만료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할 주체조차도 사라진다.

최악의 19대국회, 위헌적 국회선진화법의 책임은 누가 지나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을 받는다. 위헌적인 국회선진화조항으로 인해 다수결의 원리가 침해되어 국민의 선거결과가 국정에 전혀 반영하지도 않았고, 법률 정비는커녕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마비시킬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여지마저 만들고 있다. 그리고 막상 그런 상황이 되어도 책임을 묻지도 못하는, 그래서 국민이 모두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무사히 헌정질서가 유지된다면 차후에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엄정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황성욱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변호사

1) 행정명령적 성격이 아닌 법규적 행정명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2) 정확히는 선거일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속절 또는 공휴일인 때와 선거일전일이나 그 다음날이 공휴일인 때에는 그 다음주의 수요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입법권으로 대표되는 권한 뿐 아니라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는 기능까지 국회가 없으면 하루도 국가가 운영되기 힘들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자칫 국회가 성립이 안되어 헌법정지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 와중에도 야당은 분열 및 연대를 통한 선거 정략에 몰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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