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국가채무가 6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가채무는 다른 나라보다 높지 않지만 인구 고령화가 심화돼 앞으로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31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다음달 5일 오후 9시56분께 600조원을 돌파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5년 말 국가채무(전망)가 595조1000억원이고 2016년 확정예산 기준 연말 국가채무는 644조9000억원으로 올 한 해 동안 49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초당 약 158만원씩 늘어 2월 첫째 주에 600조원을 넘어선다는 것이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국가채무는 2014년 7월에 500조원을 넘어선 이후 1년 7개월 여만에 100조원이 불어나게 된다.
연말 기준으로 2001년 113조1000억원이던 국가채무는 2005년 238조8000억원, 2009년 346조1000억원, 2011년 402조8000억원, 2014년 503조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채무 관리 가능성과 재정의 건전성 정도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01년 16.4%, 2004년 22.4%, 2009년 30.1%로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2060년 장기재정전망’를 보면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의 ‘2015∼201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는 국가채무는 2017년 692조9000억원, 2018년 731조7000억원, 2019년 761조원으로 예상됐다.
2060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는 2060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2.4%에 이르고 경제성장률 하락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 158.4%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국가채무가 늘어나고 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73.5%에서 114.6%로 41.1%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은 같은 기간에 9.8%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고 국가채무 비율 자체도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낮다.
지난해 12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인 ‘Aa2’로 올리면서 양호한 재정 건전성을 상향 조정의 한 원인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국가채무 비율을 GDP 대비 40%대 초반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이후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감소해 2018년 이후에는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구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현재 GDP 대비 국가채무는 다른 나라보다 높지 않지만 인구 고령화가 심화돼 앞으로가 문제”라며 “현 수준의 정부 지출만 유지해도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채무증가 속도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