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임종룡 금융위원장이 9개 금융 공공기관에 ‘강화된 형태의 성과연봉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의 이번 발표는 최하위 직급을 제외한 전 직원에 호봉제가 폐지되고 연봉제가 적용되는 상황을 예고하는 것이라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위원장은 1일 오전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 간담회'를 주재하고 2단계 금융개혁 차원에서 금융 공공기관을 상대로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예탁결제원, 캠코 등 금융권 9개 공공기관 기관장이 참석했다.
모두발언에서 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올해 중 성과연봉제 도입을 각 공공기관에 권고했다"며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 금융공공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감안해 보수체계는 더욱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최하위 직급(통상 5급)과 기능직을 제외한 전 직원에 호봉제가 폐지되고 성과연봉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 직원은 전체의 7.6%(1천327명)에서 68.1%(1만1천821명)로 기존 대비 9배 수준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 위원장은 "권고안에 따르면 금융 공공기관이 속하는 준정부기관과 기타 공공기관은 공기업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지만 금융 공공기관에는 가장 높은 공기업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임 위원장은 "차하위 직급(4급)의 기본연봉에도 인상률 차등폭을 적용하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노사 협의로 금융권 전체를 선도한다는 취지를 충분히 살려달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임금체계뿐만 아니라 평가·교육·인사·영업방식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성과 중심의 문화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 위원장은 "부화를 앞둔 바다거북 새끼는 치아가 깨지고 피가 나도록 힘겹게 알을 깨고 나온다"고 비유하며 "우리 금융산업도 미래에 살아남으려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알을 깨는 일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