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사상 초유로 원내대표를 인선에서 제외한 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당 중앙위 의결사항이라며 수용 입장을 밝힌 뒤 “그렇게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선당후사(의 자세로) 지금 김종인 비대위 체제 내에서 (당을) 어떻게든 수습하고 (여야) 1대 1 구도를 위한 야권 통합이 저의 최고의 목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자신이 비대위 회의에 참석함에도 불구하고 의결권이 없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운영 면에선 사실상 비대위 구성원으로서 같이 의견을 나누는 상황”이라면서도 “지난번 중앙위에서 의결한 비대위원이 아니”라며 “비대위원과 같은 지위라고 하고는 있지만 지금 원내대표로서 참석하고 있다”며 사실상 보도 내용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원래 당헌에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사퇴한 경우 그것을 뒤치다꺼리 할 수 있는 당내 조직이 없으니까 다른 트랙으로 뽑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을 구성하고, 구성한 위원 사이에서 호선하거나 지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대위에서 제외된 것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달 2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비대위원 제외는) 원내대표에 대한 탄핵이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원내대표는 이날 태도를 바꿔 “이번엔 대표가 질서 있게, 속도감 있게 사퇴하면서 그 뒤의 상황까지 안정된 처리를 하겠다, 그래서 중앙위에서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좋겠다고 최고위원들이 의견을 나눴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며 현 비대위 체제를 강변하기도 했다.

의결권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비대위 의결이) 전체 회의와 합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의결권 한 석이 그렇게 첨예하게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본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앞서 지난달 29일 의원총회를 거쳐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지시로 당에서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를 번복하고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및 북한인권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무산시킨 것에 대해서도 “원내대표 간 합의가 있으면 대체로는 지켜지는데 이번에 너무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입장을 대변했다.

의총 당시 김 위원장과 다수 의원들에게 협상 내용에 관한 지적을 받은 그는 당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내) 꼴이 말이 아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대위 인선에서 제외된 뒤 맞는 두 번째 ‘시련’이라는 관측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