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방석호 아리랑TV사장이 불미스런 일로 중도퇴진하면서 아리랑TV관련법의 국회통과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방사장은 그동안 문체부와 함께 국제방송의 위상을 강화하기위해 관련법 통과에 전력투구해왔다. 문체부와 방사장은 그동안 아리랑TV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위해 아리랑국제방송법안의 본회의 통과가 시급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미국 출장중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으면서 2일 새벽 사의를 표명했다.

아리랑국제방송법안은 길정우의원(새누리당)이 2013년 7월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이 법안은 아리랑TV를 공공기관을 명시하고, 문체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이번 방사장의 낙마로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큰 요인은 아리랑TV의 최고경영자가 전격적으로 물러난데다, 한류방송을 표방한 KBS의 반발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KBS는 지난해 관련법안이 법사위에서 통과되기 직전에 관련간부들이 긴급히 국회로 달려가 이의 통과에 제동을 걸었다. 문체부와 방사장은 지난해말에도 이 법안의 통과에 힘썼으나, KBS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방사장은 아리랑TV를 국가이미지를 해외에 알리는 글로벌 영어방송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욕을 보여왔다.

   
▲ 방석호 아리랑TV사장이 불미스런 일로 중도퇴진하면서 아리랑TV관련법의 국회통과도 불투명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리랑TV는 지난해 유엔에도 송출되기 시작했다. 아리랑TV는 정부의 국정과제와 개혁정책, 대외정책 등을 유엔과 미국 유럽 등 해외에 알리는 방송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방사장은 여기에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한류콘텐츠도 선보인다는 의욕을 보였다. 국정홍보방송으로선 적임으로 평가된다.

세계10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하고, 박근혜대통령이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천명하면서 아리랑TV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문화융성과 문화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책임지는 문체부로서는 아리랑TV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법안에는 방통위가 방발기금을 사용하는 것에 비례해 예산편성과 관련한 협의권을 갖도록 돼 있다.
 
반면 KBS는 KBS월드와 사업내용이 중복된다며 반발했다. KBS월드는 현재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음악 음악등을 전세계로 송출하고 있다. 아리랑TV가 방송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한류콘텐츠까지 방송할 경우 자신들의 영역이 축소된다는 게 KBS측의 논리다. 법안이 통과되면 문체부 사람들의 낙하산자리만 늘어난다는 이유도 제기하고 있다. 부실기업에 왜 방발기금을 투입하느냐는 점도 제기하고 있다.

문체부는 그동안 KBS와 합의를 이루기위해 노력했다. KBS는 여전히 사업중복을 이유로 관련법안 통과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김종덕 장관과 고대영 KBS사장간에 담판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고사장은 문체부와 원만한 합의를 희망했지만, KBS월드팀과 보도국 간부들의 불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리랑TV가 민노총소속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아라링TV는 97년 설립됐다. 그동안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으로 운영됐지만,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는 보유기금이 거의 바닥이 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