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최대변수 신격호 '정신건강'…과연?

[미디어펜=신진주 기자]내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판단력 등 건강상태의 이상 여부가 가려질 성년후견인 지정 첫 심리가 열린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끊임없이 논란이 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유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다는 점에서 해당 심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공개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 친필 서명 동영상 캡처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일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10남매 중 8번째) 신정숙 씨가 신청한 성년후견인 관련 심리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재판부는 성년 후견인 개시에 대한 당사자와 직계 가족의 찬반 의견을 점검할 예정이다.

피신청인인 신 총괄회장과 자녀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직접 출석하지 않고 법률 대리인을 통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부친의 성년후견 개시에 대해 찬성하는 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은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 상당한 변수로 언급된 것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이다.

작년 10월 신 총괄회장은 "나의 후계자는 장남이 될 것"이라고 신 전 부회장 지지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부친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 SDJ코퍼레이션 측은 연합뉴스에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이상이 없다는 증거로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갸(걔)는 바보 아이가"라고 말하며 자신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해당 영상을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총괄회장을 이용해 분쟁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만약 이번 재판 결과로 후견인이 지정된다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설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공인되는 동시에 신 총괄회장의 법률 행위는 제한을 받게 된다.

반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을 경우 신 회장에게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롯데 경영권 분쟁은 다시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성년 후견인 관련 건은 법정에서 판단하는 것이고, 현재로서 그룹 차원에서 따로 말씀 드릴 부분은 없다"면서 "법원 외에서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거로 제출될 신 총괄회장의 동영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연습한 후에 찍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부분"이라며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지만, 짧은 동영상으로 건강상태를 판단하기엔 일반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