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2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 “김 위원장의 말 바꾸기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말씀드린다”며 본격 공세 모드에 돌입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권력과 더불어 36년, 김종인의 말 바꾸기’라는 제목의 자료를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뒤 김 위원장의 행적을 정면 비판한데 이어 오후에는 해당 자료를 출입 기자단에게도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문제와 관련, 자신의 저서인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2012년)에서 양극화 현상의 해법으로 고용 유연성 확보의 대표 사례인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지지하고,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겨냥해 노조가 권력화하고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 당이 추구하고 있는 노동개혁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이) 갑자기 자신의 저서에 기술된 내용과 달리 ‘독일과 우리나라는 여건이 다르다. 새누리당이 이해를 잘못한 모양’이라고 말바꾸기를 했다”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친노 패권청산’에 관한 김 위원장의 태도 변화도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선대위원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친노 패권주의가 당에 얼마만큼 깊이 뿌리를 박고 있는지 보겠고, 이것을 수습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다”면서 “앞으로 출범할 선대위에 친노는 한 사람도 없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더민주 선대위 명단에 친노·친문재인 인사가 다수 포진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솔직히 나는 누가 친노이고 친노가 아닌지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대한민국 건국에 관한 어록도 거론됐다. 권 의원은 “2007년 김 위원장이 주간경향 인터뷰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대통령으로 칭하는 등 2002년부터 최소 10년 이상 일관되게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민의당과 국부 논쟁에서 자신의 발언이 문제되자 ‘정부수립과 건국의 차이를 의식하지 않고 쓴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언급한 언론 인터뷰 사례 외에도 김 위원장은 2002년 한 언론 기고문에서 “앞으로 한 달 뒤면 대한민국은 건국 54주년”이라고 적었고, 2008년 ‘건국 60주년 국민 대강좌’를 진행하면서 “한국이 금년에 사람으로 얘기하면 회갑을 맞이하는 해”라고 말했으며, 2012년 모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나라가 건국한지 60년 정도 지났다”고 발언한 바 있다.

권 의원은 “무엇보다도 김 위원장의 말바꾸기 구태정치의 압권은 자신의 국보위 참여와 관련된 부분”이라며 “1월22일 자신의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보위 참여에 대해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르겠고 국보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결정을 해 참여한 일에 스스로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27일엔 국보위 참여에 대해 사과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30일엔 또 ‘원해서 간 것이 아니라 착출돼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고 변명하더니 31일에는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고 하면서 지금까지의 말을 확 뒤집어 버린다”면서 “정말로 말바꾸기 달인을 넘어 말바꾸기 종결자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고 김 위원장을 질타했다.

이밖에 권 의원은 “김 위원장은 노태우 정권의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면서 동아은행장으로부터 2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전형적인 구시대 부정부패 비리 전력자”라며 “그런데 어제 2월1일 동아일보 인터뷰를 통해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난 위 사안에 대해 자신이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시 민자당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정치적 보복을 받았다‘고 하면서 정치적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1980년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국보위) 활동에 참여해 보국훈장 천수장을 수훈한 바 있으며 이후 제11·12·14·17대 국회에서 집권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다.

그는 “국민들은 김 위원장을 국보위, 민정당, 민자당, 새천년민주당 등을 오가며 장관과 국회의원을 하면서 권력의 양지만을 쫓는 명분 없는 철새정치인으로 보고 있다”며 “여기에 더 나아가 이젠 친노 운동권의 눈치를 보며 여야 합의를 파기하고 국보위 참여를 후회한 적이 없다면서 5·18 묘역에 가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통해 자리에 연연해 모역을 부리는 구태정치인이라고 볼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쉽게 말을 바꾸기 어렵다. 말바꾸기 종결자 김 위원장은 자신의 입장 변화에 대해 국민들에게 참회하는 고백을 하고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