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국내 5대 증권사 중 하나인 현대증권이 재매각전의 막이 올랐다.
현대그룹과 매각 자문사인 EY한영 회계법인이 3일 현대증권 매각 공고를 냄에 따라 현대증권 매각전이 다시 막을 올리게 됐다.
현대그룹은 전날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증권 재매각을 비롯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지난해 10월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이하 오릭스PE)로 매각이 무산된 지 약 4개월 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매각 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2.43%와 기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0.13% 등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매각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매각 과정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달 29일까지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해 이르면 3월 말까지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인수 유력 후보자로는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이 꼽히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작년에 현대증권 인수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우증권이 팔린 상황인데다 조만간 큰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작은 만큼 현대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또 지난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차순위 협상자였던 파인스트리트를 포함한 국내 사모펀드 등도 이번 매각건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오릭스PE와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파킹딜'(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꾸미고서 일정 기간 뒤 다시 지분을 되사는 계약) 의혹이 불거진 만큼 사모펀드로의 매각은 부담이 따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28배인 2조3853억원의 가격으로 미래에셋증권에 매각된 사례와 비교하면 자기자본 3조2000억원의 현대증권(PBR 0.42배)은 대형 증권사로서 경영권 인수의 가격 메리트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화를 도모하려는 증권사,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려는 후보자, 향후 매각 차익을 획득하려는 사모펀드(PEF) 등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딜"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