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뉴스매체들의 '공포' 저널리즘 신물난다
댄 애커슨 GM회장이 지난 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상황이 계속 심각하면 장기적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생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타당하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월스트리트저널(WSJ)는 CNBC의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GM의 최고경영자가 공장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참으로 신중치 못한 애커슨 회장의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기업의 CEO라면 그의 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야 한다. 현지 공장을 둔 글로벌 CEO는 투자한 나라가 위기라면 오히려 현지로 달려와서 직원들의 불안을 진정시키고 생산현장을 고수하겠다고 해야 마땅하지,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은 용장은커녕 ‘졸장’으로 보인다.

더불어 GM회장의 입으로부터 뭔가 쇼킹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말장난을 벌이는 미CNBC 앵커들의 모습이 역겹다.

오늘날 미국과 영국의 글로벌 매체들은 ‘공포’ 저널리즘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핵위협을 브레이킹 뉴스로 전하면서 시청률을 한껏 높여 광고를 붙여 ‘장사’를 한다. 그들에게 브레이킹 뉴스는 곧 수익이다. 북한정권도 경박스런 글로벌 매체들을 최대한 이용하며 ‘공포’외교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벼랑끝 전략에 글로벌 뉴스매체들이 이용당하고 있는 꼴이다.

이스라엘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지금까지 전쟁을 수행하면서도 첨단산업을 발전시키고 도전적인 벤처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탄탄한 농업 생산력으로 인해 1인당 GDP가 3만2천달러에 이른다. 한국경제도 이스라엘처럼 리스크 속에서 경제기적을 일군 나라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세계경제를 보면 안전하다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는 답보를 면치 못하고 GM회장과 CNBC 앵커들이 보기에 불안해 보이는 신흥국들의 경제는 퍼떡이는 생선처럼 힘찬 용틀임을 보여주고 있다.

GM회장과 CNBC 앵커들의 태도를 지켜본 신흥국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그들의 가벼운 입놀림을 보고 어떤 심정을 느낄까.

한국에서 만약 전쟁이 나면 초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짐작된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장에 뜨기 전에 폭격되고 북한 전역은 초전에 작살나고 말 것이다. 북한 정권은 카다피 정권보다 더 빨리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쟁이 재차 일어난다면 ‘북한정권의 호전성’이라는 ‘Korea Risk’가 근원적으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은 유력한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다.

오늘날 기업이나 개인이나 ‘불확실성’의 계곡을 더듬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물며 글로벌 기업 CEO가 그런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면 글로벌 기업이란 간판을 떼내고 CEO 자리도 내놔야 할 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