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이 미래에셋증권의 차입매수(LBO) 방식 인수로 인한 주가 하락 지적에 “홍콩 H지수와 관련한 손실로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손익이 나빠진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홍 사장은 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미래에셋의 LBO식 인수로 대우증권 소액 주주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대우증권이 대한민국에서 주가연계증권(ELS)을 가장 많이 판 회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정종각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 찾기’ 대표는 “산업은행은 미래에셋증권을 (인수 대상자로) 선택해 LBO를 허용했다”며 “LBO로 회사 가치는 하락하고 주가는 회사 가치보다 현저히 낮게 평가되고 있어 고스란히 대우증권 소액 주주만 손해를 부담하는 불공정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이 지금이라고 잘못된 계약을 파기하고 올바른 계약을 다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실제로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23일 1만250원이던 대우증권 주가는 8000원도 밑돌고 있다.
홍 사장은 “우리 경영진이 회사 매각에 대한 입장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주주들이 주신 의견은 산업은행과 금융위, 미래에셋 측에 꼭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소액주주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이날 주총 직후 소액주주 단체와 노조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지분 매매 계약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이 매각가격 극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들에게 치명적 손해를 끼치는 LBO 방식을 사용, 실질적으로 대우증권 내부의 자금을 횡령한 것”이라며 “합병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산업은행이 가져간 매각대금 2조4000억원이 차감돼 결국 5조7000억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동회계법인의 보고서는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 후 합병하게 되면 미래에셋증권이 산업은행에 지불한 경영권 지급 비용은 합병법인의 지분율만큼 기타주주가 부담하게 된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며 “합병으로 사라진 재산상의 이익은 매각 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합병 후 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로 이전돼 결국 대주주인 박현주 회장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위원장은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직원 다섯 명에 불과한, 페이퍼컴퍼니와 다름 없는 회사”라며 “지주회사 규제 회피를 위한 편법 차입, 미래에셋생명 지분의 계열사 고가매각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셋캐피탈은 오는 6월 미래에셋생명 전환 우선주 풋옵션 의무금액인 3600억원과 여전법 개정으로 인해 향후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늘려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미래에셋생명 보유지분 1700억원과 풋옵션이 행사된 주식 3600억원 등 총 5300억원 수준의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일단 대우증권에 매각함으로써 당장의 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대우증권은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 동원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