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번지면서 9일 일본증시가 폭락했다.

9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0% 폭락한 1만6085.44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 지수는 이날 오전장에서만 5.01% 하락했으며 오후 들어 낙폭을 더 키웠다.

닛케이 지수가 이처럼 큰 하락폭을 나타낸 것은 2013년 6월 이래 약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일본 토픽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1% 빠진 1304.33으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가 이날 폭락한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유럽과 미국의 주요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데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가 3.30% 떨어지면서 9000선을 내준데다 미국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1,853.44로 마감해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안전자산인 엔화로의 쏠림 현상 심화도 일본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약 1년만에 달러당 114.24엔까지 하락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엔화 환율 변동폭이) 거칠다"며 외환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의 장기국채 금리는 오전 중 0%로 떨어졌으며 오후 들어서는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위험 회피 차원에서 주식을 팔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를 사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강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엔화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출에 주력하는 도요타, 닛산, 혼다, 소니 등 주요 기업의 주가가 6.12~7.21% 폭락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설을 맞아 대부분 휴장하면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중국과 대만 증시는 이번 주 내내 휴장하며 한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증시도 이날 문을 열지 않았다.

다만, 호주의 ASX 200 지수는 전날보다 2.88% 하락한 4832.10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