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박근혜 정부가 잇단 북한의 무력도발에 16만에 개성공단 ‘잠정중단’이라는 ‘뼈아픈 결단’을 내렸다. 북측은 곧바로 공단폐쇄, 군사통제구역 선포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비하하고 있다. 북한은 “조선반도를 전쟁의 최극단으로 몰아가는 선전포고”라며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반응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정치권이다. 김종인의 더민주, 안철수의 국민의당, 심상정의 정의당 등 야당은 온통 정부의 조치에 성토일색이다. 안보위기와 국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다. 단지 정치적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다. 초당적 협력으로 나서야 할 정치인들이 나라를 국민을 배신하고 있다.
그야말로 안보위기다. 그동안 북한은 유엔 안보리 등 국제제재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았다. 보란 듯이 무력 도발로 되레 호기를 부렸다. 북한은 개성공단 출범 2년 째 되던 2006년 10월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1차 핵실험을 감행하여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전 세계가 깜짝 놀랐지만 당시 우리정부는 그래도 개성공단은 지켰다.
북한은 3년 후인 2009년 제2차 핵실험을 했다.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자행했다. 직접적인 무력도발에 국민의 안전에 위기를 느낀 정부는 5·24 조치를 발표하며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이때도 개성공단 가동은 중단시키지 않았다. 그만큼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마지막 희망줄이고 중요한 의미을 가졌다는 것을 대변해 주는 것이다.
북한은 도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국제사회는 강력한 대북제재를 논의했다. 북한은 이에 반발하여 130여 일간 개성공단을 폐쇄시켰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우리측 병사 두 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목함지뢰 도발로 우리 정부는 11년만에 대북 심리적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북한은 대북방송중단을 요구하며 같은 달 파주·연평도에 고사포와 직사화기 도발을 감행했다. 우리군도 수십발의 대응사격이 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함없이 유지됐다.
2016년. 북한은 연초부터 핵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무력도발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우리정부는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그동안 어떤 도발과 위협에도 지켜왔던 개성공단에 대해 잠정 중단이라는 ‘뼈아픈 결단’을 내렸다. 개성공단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달러박스 역할을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다는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마저 한국의 개성공단 가동을 빌미 삼아 발뺌의 핑계거리로 삼았다.
국제사회는 한국의 개성공단 중단을 지지했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전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게임에 족쇄를 채워야 한다는 인류의 염원에 화답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정작 국내 정치 상황이다. 야당은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입을 맞추듯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음에도 정치적 계산에만 빠져들고 있다.
김종인의 더불어민주당은 “개성 공단의 전면 중단은 곧 남북관계의 전면 차단이며 이는 남북관계에 대결만 존재하고 교류와 협력은 존재하지 않는 냉전 시대로의 회귀”라며 “(북한보다)더 큰 피해를 입는 쪽은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기업들이며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만 떨어질 뿐이다”고 했다.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도 “개성공단 폐쇄는 북의 손실보다 우리 측 입주기업의 피해가 훨씬 크고 북은 개성공단 인력을 더 높은 임금으로 중국에 송출함으로써 경제적 손실을 우회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북을 아프게 하기보다 우리 기업의 손실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자해적 화풀이에 불과하다”고 했다.
심상정의 정의당도 “북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도 없고 오히려 그동안 어렵게 이어온 국내 입주기업의 목줄마저 끊는 무도한 행동이라 판단하며 적극 반대한다”고 했다. 김종인·안철수·심상정이 이끄는 야 3당은 정부의 조치 ‘뼈아픈 결단’과 국가안보와 국민 안위에 대한 걱정은 없다. 대안도 없다. 하나같이 성토 일색이다.
개성공단은 북한에게 정치적 협상 전략용이자 핵 개발의 금고역할을 해 왔다. 김정은은 젊은 만큼 경험이 없다. 거칠고 충동적이다. 예측불허다.집권 5년차인 북한 김정은 정권의 ‘피의 숙청’은 계속되고 있다.
김정은은 정권 이양기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리영호 군 총참모장을 2012년 7월 반혁명 세력으로 몰아 숙청했다. 2013년에는 고모부이자 정권 2인자였던 장성택을 처형했다. 리영호 대신 총참모장 자리에 앉았던 현영철은 지난해 4월, 이달 초에는 리영길 총참모장마저 처형했다. 김정은 집권 후 지금까지 100명 넘는 간부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김정은을 두고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에 골몰한 모습은 정말 유감스럽다. 정치는 국가·국민의 영속성위에 존재한다. 정치의 존재 이유가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정치인들의 이런 모습들은 북한 김정은에게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다. 지금 갈라지고 찢어진 정치인의 모습은 내부의 적이다.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서운 존재다.
국민들은 이런 정치인의 모습에 실망한다. 국민의 불안을 보듬지는 못할망정 위협을 부추긴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북한 김정은을 향해 공동선언문이라도 내야 한다. 핵·미사일보다 더 럭비공 같은 김정은의 도발의지를 꺽어야 한다. 초당적 선언문을 하루 빨리 채택하기 바란다. 그것이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리고 국가와 국민 앞에 나설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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