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가 홈보이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공덕자이 모델하우스가 만들어진 합정동에서 실제 홈보이가 설치된 것으로 연출하는 기자간담회였다. 50명이 넘는 기자들이 참석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스마트홈 혁명이라고 말은 하지만, 마치 좋은 이름을 지었을 뿐 실속없는 내용이었다. 수박이 크고 속이 맛있으면 값이 아깝지 않지만, 크기만 크고 속이 없으면 실속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홈보이가 그랬다.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가’ 이 명언이 갖는 의미는 매우 깊다. 이름과 행동의 분명한 경계선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통신3사를 비롯해서 많은 기업들은 좋은 이름을 선점하려고 한다. 이름이 좋지 않은 사람이 없듯이 기업체들은 매우 탁월한 이름을 계속 발굴해낸다. LTE도 대단한데, 거기에다 A를 붙여서 LTE-A라는 이름을 만들어내는 작명기술은 ‘LTE-A’ 기술보다 뛰어나다. 이름은 그냥 이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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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수 사업담당 |
LGU+는 ‘홈보이’라고 명명했는데, 쉽게 말하면 집전화 서비스다. 스마트혁명의 시대에 걸맞지 않는 구시대 착오적 이름으로 전락한 집전화를 어떻게 한번 다시 살려볼까 고심한 끝에 그냥 이름만 바꾼 케이스다. 이름만 바꾼다고 과연 사람들이 반응할까 반응한다면 그것 또한 과대포장술의 승리가 아닐까싶다. 이름 대신 내용이 바뀌어야 사람들은 내용에 대해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다.
좋은 이름인데 실속이 없으면 이름값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영원한 3등, 브론즈 기업으로서 최적의 선택, 기자들사이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집전화를 그냥 이름만 살짝 둔갑해서 홈보이라고 부르면 패밀리 혁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길 수 있다는...그래서 기자들이 그러한 ‘쇼’에 기자간담회 명분으로 동원된다면 기업의 대단한 착각이다.
홈보이 즉 LGU+의 집전화의 맹점은 많지만 크게 2가지를 예로 들면 이것이다. (사실 기자간담회에서도 담당자들은 성의있는 답변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 수십명의 기자들에게 그저 형식적인 설명을 내놓으면서 대단한 발표회를 하는 냥, 그래서 기자들은 사석에서 브론즈 기업의 변함없는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발표의 내용이 없는 것은 내용없는 홈보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쪼개면 호박인지, 수박인지 알 수 있으므로... 홈보이는 쪼개면 그냥 집전화에 불과하다)
공덕자이에 LGU+홈보이를 설치해서 기자간담회를 한 것이지만, 사실은 그냥 작은 스피커에 핸드폰을 설치해서 본다는 것이다. 버튼을 하나 누르면 그냥 좌우회전이 가능하다는 그런 얄팍한 기능 외에는 기존의 것과 동일하다. 도대체 좌우회전이 뭐가 불편한가 그냥 손을 살짝 돌리면 좌우회전이 되는데, 오히려 버튼을 눌러서 회전시키는 것이 더 불편할 것 같다. 편한 것을 더 불편하게 만드는 LGU+의 기술 대단하다.
스피커도 그렇다. 스피커 품질은 앰프의 성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스피커라고 해도 몇십만원 안팎일 것이고,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성능 앰프가 달린 스테레오 스피커를 제공한다면 고객부담은 그만큼 늘어나는 일인데, 스피커를 마치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처럼 해놨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것이다. LGU+는 기자들을 사실상 속였다. 홈보이 출시에서 주목할만한 아이템은 홈도서관이다. 1만권의 교양도서와 매월 10권의 신간을 이북으로 제공해주겠다는 것인데, 출판시장의 교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유창수 사업담당자는 출판사 및 작가들에게 혜택이 돌아갈만한 댓가를 지불한다고 했으나, 사실상 이북의 열악한 판매율 때문에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LGU+관계자가 사석에서 털어놨다.
LGU+같은 대기업이 이북시장을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해야할 기업들이 작가같은 연약한 벼룩들의 간을 빼먹는 것이 아니고서야, 도대체 이북을 아주 싸고 저렴하게 유통시켜서 홈보이 스마트 혁명이라고 명명하는 LGU+의 태도는 브론즈가 아니고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