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밭을 보면 인생의 뻘밭이 생각난다.
중랑천에 가면, 한강의 흔적이 묻어난다. 한강으로 흘러가는 물줄기여서 한강을 닮은 것일까 옛 중국 중원을 차지하기 위한 유방과 항우의 진흙탕 싸움이 묻어있는 글자 ‘漢’은 그 의미처럼 진흙이다. 유방은 황하강의 진흙탕을 가치롭게 여겨 ‘漢’이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그 역사적 흔적이 한강(漢江)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대륙이동설을 너무 신봉한 어떤 신비주의자는 한강과 중국의 황하강이 하나였던 적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뻘밭을 보면 인생의 뻘밭이 생각난다. 자연스럽게 과거를 회상하기위해 혹은 지금 보는 현실을 미래에 꺼내서 보려고 핸드폰을 꺼내 장면을 담는다. 뻘밭, 중랑천에 가면 보이는 흔한 장면인데, 인생사 삶이 그런 것 같다. 해병대 시절 IBS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구보를 했던 저 뻘밭, 이제는 사회라는 뻘밭에서 책임의 IBS를 이고서 뛰어가는 인생사, 고된 삶이다.
사실, 누군가 나에게 청년시절로 돌아가 다시 언론인의 삶을 살겠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못할 것 같다. 그렇게 뻘밭같은 과거였고, 그 무게는 발목까지 빠져드는 힘겨움이었고 목이 움추려드는 IBS 고무보트의 무게였다. 기자로서 삶은 사실 아주 고달픈 삶이다. 특히, 언론의 양심이 거의 사막처럼 실종된 지금의 정보 홍수의 시대엔 더더욱 그렇다. 과연 이 시대에 언론인이 있기라도 하던가 중랑천에서 고된 인생의 삶을 보여주는 뻘밭을 담아봤다.
촬영, 장창훈 사진작가, LG옵티모스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