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서 증명된 공공관리제도의 모순, 이제는 없애야

재건축 재개발 업계가 현재 빙하기를 지나고 있다. 이 길고 어둑한 부동산 침체기를 극복할 수 있는 타당한 방법은 없을까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은 법정단체로서 대한도시정비관리협회 최종근 회장(재개발 전국중앙회 회장)을 직접 만나 박근혜 정부의 주택정책을 진단했다. 최종근 회장은 한마디로 “공공관리제도 폐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각종 규제완화로 부동산 동맥경화 현상을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최종근 대한도시정비협회 회장(재개발 전국연합회 회장)은
▲최종근 대한도시정비협회 회장(재개발 전국연합회 회장)은 "공공관리제도를 폐지하고,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경제 동맥경화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을 뉴타운으로 접목하라=서울시 의회 3선 의원을 역임하면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최종근 회장은 새마을 운동의 새로운 변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는 현재 새마을 운동의 정신을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면서 현 부동산 침체기를 극복하고 창조경제의 탈출구를 모색하는 중이다.

전세값 폭등, 그 원인은 무엇일까 최종근 회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실시한 보금자리 주택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분석한다.

“현재 전세값이 폭등해서 서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이명박 정부에서 그린벨트를 풀어서 보금자리 주택으로 일반분양을 한 것이 건설시장의 직접적인 동맥경화를 유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보금자리 주택을 로또처럼 기다리다보니, 전세값이 폭등하게 됐고 건설사들의 미분양 사태까지 발생시켰다고 할 수 있죠. 정부에서는 보금자리 주택으로 임대주택과 서민용 주택만 공급해야지 민간주택까지 하게 되니까 일반 건설시장은 경쟁에서 밀려 지금 주택 부동산이 망가진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했던 보금자리 주택의 결정적 실패 원인은 과거의 폐습을 벗어나지 못한 데 있다. 과거에는 주택 보급률이 50% 미만이었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에서 민간 주택 보급을 위해서 1가구 1주택 정책을 강화하고, 민간주택 보급률을 강력하게 추진해도 되지만, 현재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상황에 1가구 1주택을 실시하게 되면 주택 매매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기가 오게 된다.

최종근 회장은 “옛날에는 집을 많이 산 사람을 집 투기자로 지탄했지만,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서 주택 매매가 되지 않은 지금에는 집을 많이 사는 사람을 건설 기여자로 우대해야한다. 집을 많이 산 사람들이 낮은 가격으로 세를 놓게 되면 서민들의 전세값도 낮아져서 서민경제에 윤활류가 생기게 된다. 주택매매와 관련한 각종 규제를 풀어서 부동산 동맥경화 현상을 해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관리제도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망쳤다=공공관리제도는 오세훈 前서울시장의 작품이지만 박원순 시장이 실시한 주택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오세훈 前서울시장은 공공관리제도로 1억원 분양가 인하를 약속했지만, 공공관리제도 시범지구인 성수전략정비구역 4곳의 현주소는 ‘만신창이’다. 최종근 회장은 “공공관리제도 때문에 재개발 현장이 망가졌다. 공공에서 재개발을 책임진다고 했으면서 1억원 인하는 커녕 1억원이 더 비싸지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듯이 공공관리제도는 모양만 좋지, 실속은 전혀 없는 제도에 불과하다. 그 증거물로 성수동과 한남동 재개발현장이다. 특히 공공관리제도 시범지구인 성수동은 4곳이 지금까지 추진위원회 단계다. 2008년도부터 5년동안 추진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종근 회장이 인터뷰 도중 직접 성동구청에 확인한 결과, 성동구청은 “4곳 모두 추진위를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재덕 구청장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투명하다고 보여지는 공공관리제도가 얼마나 불투명하고, 주민과 불통 주택정책을 실시했는지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공공관리제도를 책임진 구청에서는 업체선정에 잠시 얼굴만 비칠 뿐 선정된 업체의 담합에 대해서도 규제도 못하고, 조합사업비는 커녕 조합운영비조차 공공에서 지급하지 못했었다. 결국 공공관리제도를 받지 않은 조합들은 초고속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공공관리제도에 묶인 조합은 추진위단계에 발목이 묶인 꼴이다.

최종근 회장은 “재건축재개발사업은 속도가 돈인데, 공공에서 조합에 지원도 못해주고 제대로된 업체도 선정해주지 못해서 조합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합의 속도가 멈추면 결국 피해는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 기초사업비조차 지급하지 못한 서울시는 하루빨리 공공관리제도를 없애야한다”고 지적했다.

◆재건축 재개발 현주소는 어디인가=최종근 회장의 설명은 매우 현실적인 비판이었고, 조합들이 겪고 있는 실제적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최종근 회장은 대한도시정비협회 산하 교육원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도시정비관리사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정협의 노력으로 ‘공공관리제도의 난관’을 극복한 조합들도 서서히 출현하고 있다.

“도정법으로 태어난 정비업체들이 도정법 때문에 죽게 됐으니 이처럼 황당한 사건이 어디에 있나요 정비업체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추진위원회에서 조합을 구성하는 것인데, 서울시에서 조합운영비를 주지 않으니까 정비업체들이 일한 보수를 받지 못해 도산하는 업체가 상당합니다. 게다가 조합과 계약을 한 시공사들도 이만저만 문제가 아니죠. 시공사 계약서를 보면 조합이 갑이고, 시공사가 을인데 시공사는 슈퍼 을이고 조합은 허수아비 갑에 불과합니다. 조합은 아무런 힘이 없어요. 계약은 사회적 약속인데, 부동산 경기가 어렵다고 시공사들이 공사를 하지 않으면서 시공비만 계속 올리고 있으니 조합원 분담금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공사를 해지하면 시공사는 대형 로펌을 통해 조합한테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있으니 조합은 사면초가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경기가 좋아서 이익이 생길 때는 각종 사탕발림으로 건설을 수주해서 이익을 챙긴 건설사가 경기가 안좋으니까 계약도 어기면서 공사를 안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정부에서 이러한 잘못된 시공사들의 관행을 근절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요”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도록, 최종근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주택정책이 창조경제와 접목되어서 활동적인 주택정책이 되길” 주문했다. 법(法)은 물(水)과 가다(去)가 합성된 글자이듯, 법은 경제의 물줄기가 흘러가도록 협력하는 제도인 것이다. 법이 오히려 경제의 물줄기를 막아, 경제적 동맥경화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분양가 상한제, 1가구 1주택, 양도세 등 시장경제주의에 반(反)하는 주택정책은 조속히 폐지(廢止)되어야 부동산 경기 침체기가 해결될 듯 하다.

특히, 공공관리제도는 무늬만 공공책임일 뿐 공공무책임 정책으로서 조합경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성수동 시범지구 실험실에서 증명되었으므로, 국회에서 공공관리제도를 폐지하는 수순을 밟아야하지 않을까싶다. 끝으로 최종근 회장은 “집은 가족이 함께 모여사는 삶의 안식처이고, 창조경제의 심장과 같으므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다시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묶여있는 제도를 풀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