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한번 사용한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등 병원의 비위생적인 시술로 박테리아 등 감염된 환자들이 병원장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는 16일 서울의 한 의원에서 통증 치료 주사를 맞았다가 질병에 집단 감연된 A씨 등 14명이 병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B씨가 환자들에게 각 1000만~300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전문의 자격이 있는 B씨가 간호조무사인 C씨와 함께 서울에 문을 연 'ㅇㅇ의원'에서 2012년 4월부터 9월까지 주사를 맞은 환자 243명 중 A씨를 비롯한 61명에게 비정형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결핵균 감염 등 집단 감염증이 발병했다.

재판부는 "병원 탕비실 내 냉장고에는 쓰다 남은 다수의 주사제가 음료수와 함께 보관돼 있을 정도로 약품 보관상태가 매우 불량했다"며 "주사제 조제 및 잔량 보관 과정에서 병원균이 혼입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심지어는 동일한 주사기를 이용해 여러 부위에 주사제를 수차례 투여한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외부에 존재한 병원균이 시술자의 손이나 환자의 피부에 묻은 뒤 주사침과 함께 환자의 피부 내로 주입됐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환자들에게 이미 있던 증상이 손해 발생에 일부 영향을 줬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측의 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