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원유철 원내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을 공식 제안한 것에 대해 "그런 논의를 다양하게 이어가보자는 시도는 아주 좋다"면서도 "결국 벽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가 핵무장을 하려면 경제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하겠나 하는 것을 돌이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개방경제를 채택하고 있고, 또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깨고 우리도 핵을 갖겠다고 하면 그 후속여파는 일본의 핵무장이라든가 핵 도미노 사태로 벌어지고,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무역 보복 같은 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됐을 때 과연 우리가 견뎌 내겠는가"라면서 "우리가 핵무장까지 하거나 또는 주한미군이 전술핵을 보유하게 되려면 자급자족 경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생존에도 직접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며 "현재 강력하게 (핵무장을) 주장하고 채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은 바 있는 김 의원은 그동안 '신박'(새로운 박근혜 사람)을 자칭하며 청와대와 보조를 잘 맞춰 온 원 원내대표가 연설 전 청와대와 교감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청와대가 그런(핵무장) 판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리고 그것이 지금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사실상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고 있는 마당에 한반도 비핵화는 거의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우리가 미국의 핵우산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것이 아쉽고 답답한 측면도 있어서 그런 말을 했을 것"이라며 원 원내대표의 제안 취지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