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외 자격심사 등 거쳐 물갈이 확대될 듯…일부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표 시절에 비해 현역의원 공천 컷오프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룰을 재정비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난해 11월18일 기준 소속 의원 127명(지역구 106명, 비례 21명)을 기준으로 현역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컷오프되는 하위 20% 의원은 지역구 21명, 비례 4명 등 총 25명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탈당자나 불출마자를 컷오프 인원으로 자동 집계하도록 한 전임 지도부의 방침이 변경됐다.

전임 지도부 안의 경우 기준일 이후 지금까지 19명의 탈당, 3명의 불출마인원(호남 불출마 선언한 김성곤 의원 포함시 4명)이 모두 지역구 의원으로, 물갈이 숫자 21명을 웃돌아 사실상 컷오프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종인 지도부는 기준일 기준 평가 대상자 중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은 전원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김 대변인은 "지역구 원천배제 대상인 (하위평가자) 21명 가운데 가령 5명이 이미 탈당하고 없다면 그들을 뺀 16명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잔류 의원 가운데 탈당·불출마 의원 포함 하위 20%에 해당되는 의원들의 공천 탈락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다만 탈락자 명단은 의원 개개인의 명예 등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고 당사자에게 개별 통보키로 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통보 시점에 대해 "22일부터 면접에 들어가는 만큼 면접 일정을 감안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0% 현역 컷오프 외에도 자격심사, 경선 등을 거치면 현역 물갈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 단장은 20% 컷오프가 최소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고, 김 대변인도 "공천 결과를 놓고 보면 더 많은 현역이 탈락, 40%, 50%, 60%도 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안심번호를 활용한 경선 방식도 변경했다. 원래 경선에 참여할 선거인단(국민공천단)을 꾸린 뒤 현장투표와 전화투표를 병행하는 것이었지만 이 경우 시간과 비용을 과도하게 들인다고 판단, 지역구별로 안심번호가 확보되면 자동응답기(ARS)를 이용해 전화를 건 뒤 지지후보를 묻는 방식의 사실상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키로 했다.

당내에서는 바뀐 20% 컷오프 방침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탈당자가 전체 현역의 20%를 넘으면 컷오프를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규정을 변경하면 어쩌란 말이냐"며 "일을 왜 이렇게 진행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원천 배제를 당한 의원들이 과연 당의 결정에 복종하겠느냐"며 "결국 당을 나가라는 얘기로 들리지 않겠느냐. 왜 분란을 일으키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공천 룰 변경으로 전·후임 지도부가 갈등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새 지도부가 사심을 갖고 방식을 변경한다면 문제겠지만 아직은 선의를 갖고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문 대표도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