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프란치스코 교황의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길 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라는 발언과 관련, 바티칸이 19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도날드 트럼프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이날 바티칸 라디오방송에서 “교황은 결코 트럼프 후보를 개인적으로 공격할 의도를 갖지 않았다”며 “미국과 멕시코 국경 문제뿐 아니라) 유럽 난민 문제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로 교황의 이번 발언은 특정 질문이나 한 사례에 국한되는 메시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우리가 당신의 가르침과 입장을 따른다면 ‘장벽’이 아니라 ‘다리’를 세워야 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는 언제나 끊임없이 이런 말을 해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교황은 자신이 미국 대선 이슈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지난 12일 촉발된 트럼프와 교황의 설전과 관련된 것이다. 당시 교황은 멕시코를 방문해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이민자 문제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매우 정치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멕시코간 국경을 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교황은 이해하지 못한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교황은 지난 18일 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교황 전용기에서 트럼프의 이민자 공약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길 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자 트럼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도중 긴급 성명을 내고 “교황이 ‘도날드 트럼프는 기독교도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가 나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종교 지도자가 한 사람의 믿음에 의문을 던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트럼프는 또 18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나는 사실 교황과 싸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이게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황은 당초 언론이 보도한 것보다 훨씬 부드러운 톤으로 말했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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