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통화량이 늘어난 가운데 기업이 쌓아둔 자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의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시중통화량(M2) 잔액(원계열 기준) 2247조3000억원 가운데 기업이 보유한 금액은 590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520조9000억원)보다 13.4%(69조7천억원) 늘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2년미만 정기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포괄하는 대표적인 유동성 지표다.
지난해 기업의 M2 증가액은 2014년 10조원의 7배에 가깝고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2001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기업의 M2 증가율은 2009년(16.4%)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또 지난해 M2(연말잔액 기준)의 전체 증가율 8.2%보다 훨씬 높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6.5%)의 2배 수준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는 2014년 말 1126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1199조6000억원으로 1년 사이 73조원 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해 기업이 은행에 맡긴 돈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작년 말 기업이 국내 은행에 예금한 잔액은 348조원으로 1년 전보다 8.3%(26조7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의 은행예금 증가율은 2014년(3.4%)보다 훨씬 높고 2011년(10.5%)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실물경제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 부동자금의 증가세를 반영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는 4.0%, 설비투자는 5.2% 각각 증가했다.
그동안 기업이 돈을 쌓아두면서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작년 9월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1835개 기업을 전수조사한 결과, 연간 투자 규모는 2008년 112조4000억원에서 2014년 112조2천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면 사내유보금은 같은 기간 326조원에서 845조원으로 519조원(158.6%) 증가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당기이익 중 세금과 배당 등의 지출을 제외하고 사내에 축적한 이익잉여금에 자본잉여금을 합한 금액이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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