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던 천덕꾸러기 저평가 주식의 주가가 되살아나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과 현대증권에 따르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인 대표 저평가 업종인 건설·철강·조선 업종이 연초 이후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PBR는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주가가 얼마만큼 반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즉, PBR가 1배 미만이란 것은 현재 주가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도 낮다는 의미다.
PBR 0.38배로 대표 저평가 종목으로 꼽히는 포스코는 연초 이후 18.02%나 올랐다.
포스코가 철강 업황 둔화와 실적 부진 우려 속에 작년 한 해 40%가량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작년 해외 부문 손실과 실적 악화 우려에 큰 폭으로 내린 건설주도 최근 상승세다.
연초 이후 현대건설(PBR 0.7배)이 37.48% 급등했으며 GS건설(0.51배)과 대림산업(0.66배)도 각각 27.59%, 21.61% 상승했다.
PBR 1배 미만 구간에 있는 조선주들도 하락장에서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구가했다.
현대미포조선(0.72배)이 27.64% 올랐고, 현대중공업(0.48배)은 17.31% 상승했다.
반면, 대표적인 고평가 종목인 화장품·바이오주는 기세가 한풀 꺾였다.
바이오 대장주 한미약품(PBR 8.72배)과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6.31배)은 연초 이후 각각 7.97%, 11.1% 하락한 상태다.
최근 '저평가주의 반등과 고평가주의 반락 현상'은 연초 이후 시장 위험이 빠르게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저(低) PBR 주식으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철강·건설 등의 업종 주식은 역사적·경험적인 PBR 저점 수준까지 하락해 가격 매력이 부각됐다"며 "반면, 시장 위험이 고조되면서 고평가주는 가격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전통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키운다.
배 연구원은 "환율 변화는 업종별 투자 매력을 바꾸는 큰 변수"라며 "철강과 건설, 조선, 화학, 자동차 등과 같은 전통 수출 업종이 환율의 추세 반전 속에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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