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마비시키고 선거운동하는게 정상인가…인지도 미약 의원들 제도 악용"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은 24일 테러방지법 처리에 반발하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발언)에 돌입한 야당을 겨냥 "민생, 국민, 국가보다 오로지 선거만 앞세워둔 필리버스터를 통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기막힌 상황"이라고 규탄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보위원회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비판한 뒤 "더불어민주당은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 그렇게 원하던 선거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총선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필리버스터를 중단하지 않으면 (2월) 임시국회 종료일인 3월10일까지 갈 수밖에 없고, 그때까지 저렇게 하면 선거구 획정, 선거법도 시기를 놓치게 돼 20대 총선이 연기될 상황이 될 것이다. 모든 책임은 더민주가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원 원내대표는 "2월 국회는 사실 이달 말까지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선거구 획정을 처리했어도 충분했다"며 "(더민주가) 시간이 없다고 했던 것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자기들 선거운동하고 국민들 안전을 내팽개치고 유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선거구 획정 안 하면 모든 선거가 중단돼서 나라가 망할 것처럼 하던 분들이 갑자기 필리버스터를 열고 3월10일까지 하겠다고 하겠다는 것은 선거하지 말자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원내수석은 "이렇게 국민들을 무시해도 되냐"며 "어떤 필리버스터 하러 나온 분들은 자기가 '어디 누구 의원이다'고 안하고 어디 구 예비후보 누구라고 선거운동하는 장소인가. 국회 마비시키고 예비후보 등록했다고 얘기하는 게 정상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완전히 정쟁으로 몰고 갈 뿐만 아니고, 경쟁력 떨어지는 사람들이 야당에서 지푸라기 하나 잡아서 컷오프에 살아남고 또 지지율 많이 떨어진 것 만회하려는 정치적인 악용을 하는 것이라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테러방지법안 대표발의자이자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건 테러방지법에 대한 테러 행위"라며 "테러방지법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논리를 펼치는 게 아니라 테러방지법이 마치 잘못된 양, 세계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하고 전혀 관계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제부터 김광진 문병호 은수미 의원이 한걸 죽 분석해보니 진정으로 국민이 알아줄 수 있는 내용은 거의 없고 국정원이 과거에 했던 것, 지금 대테러지침이 있는데 왜 이 법을 만들었냐 이런 얘길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침은 (대통령령이므로) 공무원들에 대한 지침"이라며 "테러분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테러를 교육하고 준비하는 단계에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테러방지법을 만드는 것이다. 테러는 예방이 중요하다. 터지고 난 다음 다른 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인데 전부 그 얘기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무제한 토론을 하더라도 그에 맞는 토론을 해달라"며 "무제한 토론이 법을 못만들게 하는 방법도 아니다. 어차피 토론이 끝나면 의결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다수당이기에 통과되는 건 명약관약하다"며 "(다음 회기 시작까지) 시간이 문제인데 왜 그렇게 기를 쓰고 10시간을 하는지, 그것은 선거운동 기록경쟁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더민주 김광진 은수미 의원의 연이은 최장 시간 기록 경신을 언급하며 "국회가 기네스도전장 같아 보인다"며 "인지도가 약한 야당 의원들이 의도를 갖고 필리버스터를 악용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개인적인 의도를 갖고 목적을 위해 의사진행 방해를 하고 있는 실태에 대해 개탄한다"며 "국회가 무슨 숨 오래참기 놀이장인가. 야당 의원들의 기록을 깨기 위한 발언, 발언을 위한 발언이 장시간 되는 데 대해 규탄한다"고 말했다.

문정림 원내대변인도 "입법의 장이 돼야 하는 본회의장이 그러지 못하고 자리를 빼앗겨 선거유세장이 됐다"며 "더 이상 필리버스터를 악용한 표결 처리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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