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이념 스펙트럼 넓힌 사람…정체성 집착 공천기준 부적절"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20대 총선 비례대표 출마설에 대해 "그런 얘기는 못 들었다"면서도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이같이 말하고 "김 대표는 당이 어려울 때 중책을 맡아 당을 수습하고 계시지 않는가"라며 긍정 평가를 한 뒤 "본인이 당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김 대표가 '북한 궤멸' 발언에 이어 한미FTA 전도사로 불리는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하는 등 당의 정체성을 흐리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정체성을 흐리는 게 아니라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으로 본다"며 김 대표를 두둔했다.

그는 "다른 견해들이 당내에서 공존하면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당론을 만들어가는 것이 민주정당 아닌가"라며 "경쟁력이 아주 좋다면 약간 이념 스펙트럼이 다르더라도 영입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당 정체성'을 제1조건으로 내세운 지난 19대 총선 당시 공천 기준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체성만 갖고 공천한다는 것은 일부 사례를 침소봉대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 당이 진보, 중도, 심지어 합리적 보수까지 함께 아울러야 수권능력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당연히 여기에 합당한 공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체성에만 집착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 4선 중진인 정 의원은 3선 이상 중진 50% 물갈이 등 당내 공천 정밀심사 방침과 관련 "물갈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고, 수치에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과거 야당의 경우 현역의원 교체율이 (초·재선·중진 등) 모든 교체를 포함해 4분의 1 정도였다"며 "지금 논의되고 있는 수준은 그걸 훨씬 초과했다"고 지적한 뒤 "그 노력을 통해 좋은 물로 바뀐다면 마다할 수 없겠지만 그 내용을 잘 들여다봐야 할 터이고, 선거 결과도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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