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가 홍의락에 사과·복당요청 않으면 중대 결정"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25일 같은 당 홍의락 의원이 당내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에 포함된 것에 반발해 탈당한 것과 관련 당 지도부의 사과 및 홍 의원에 대한 복당 요청을 공식 제안했다.

특히 그는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마음을 자꾸 다치게 하지 말라"고 경고해 사실상 탈당을 시사하기도 했다.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25일 20대 총선에서의 같은 대구지역 출마예정자인 홍의락 더민주 의원의 공천 배제 및 탈당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급히 상경해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은 험지 중 험지라는 대구에 출마한 예비후보로, 그 자체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한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홍 의원에 대한 당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홍 의원은 대구·경북(TK)에서 더민주의 유일한 현역 의원으로서 지역에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며 "홍 의원에 대한 배제는 곧 대구에 대한 배제나 다름없음을 유념해달라"고 호소했다.

홍 의원(대구 북구을)과 같은 20대 총선 대구지역 출마 예정자인 김 전 의원(수성갑)은 "등 뒤에서 얼음칼에 찔리는 기분"이라고 비유한 뒤 "대구 시민들에게 더민주는 대구를 버린 것이 아니라고 말해달라"며 "지역주의 극복의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노라 천명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김 전 의원은 "홍 의원에게 사과하고, 진솔한 사과의 연장에서 당 지도부가 직접 홍 의원의 복당을 요청해 달라"며 "이 요청이 수용될 때까지 저는 홍 의원 곁에 서 있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서도 "그러나 농부의 마음이 돌이 아닌 이상, 마음을 자꾸 다치게 하지 말아 달라"며 "저의 요청이 실현되지 않으면 저 또한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음을 눈물로 호소드린다"고 사실상 탈당을 시사했다.

김 전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탈당하기 위해서라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지도부의 진지한 노력이 없다면 제 마음은 돌이 아니라고 표현하겠다"며 "당이 정말 더 어려운 사정으로 가지 않길 바란다"고 거듭 경고했다.

아울러 홍 의원의 공천 배제를 초래한 당의 '시스템 공천'에 대해서도 "시스템 자체에 새삼 문제가 있다고 말은 못하지만, 당 대표 포함 공천관리위는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하면 그것은 정치집단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한편 앞서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이 대구를 버렸다"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구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겠다던 포부, 대구를 전략 지역으로 만들겠다던 기대가 저만의 욕심이 아니었는지 한탄스럽다"며 "이의신청은 의미가 없다. 즉시 탈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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