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기자]잔니 인판티노(46·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신임 회장이 당선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역 균형 발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유럽 출신 인물들이 FIFA 회장직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FIFA는 27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할렌슈타디온에서 '2016 FIFA 특별총회'를 열고 209개 회원국 가운데 자격정지로 투표권을 잃은 쿠웨이트와 인도네시아를 뺀 207개국의 투표를 통해 인판티노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을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인판티노 신임 회장은 당선된 뒤 "지치지 않고 FIFA의 재건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비서관을 임명할 것이다. 비서관엔 유럽 출신을 뽑지 않을 예정이다. 지역 균형을 맞춰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역대 FIFA의 전현직 회장 9명 중 유럽출신은 8명이다. 유일한 비유럽출신 회장은 24년 동안 집권한 7대 주앙 아발란제(브라질)뿐이다.

인판티노 신임 회장도 이탈리아계 스위스 인으로서 유럽출신이다. 그는 이번 총회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등 변방지역 출신 후보자들을 제치고 FIFA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 수장 자리가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라고 꼬집는 일부 비판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비서관들을 유럽 외 출신 인물들로 채워넣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인판티노 신임 회장은 "플라티니 회장의 지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함께 일한 시간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현재 굳건한 생각을 갖고 있다. 믿어달라"라고 덧붙였다.

인판티노 신임 회장은 UEFA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 플라티니 회장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인판티노 회장의 별명이 '플라티니 회장의 오른팔'일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플라티니 회장은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고 FIFA 부패스캔들의 한 축으로 꼽히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플라티니 회장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거리를 두며 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회장 선거 전개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인판티노 신임 회장은 "1차 선거 때 표 대결이 치열했지만 문제는 없었다. 회장 선거는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1차 대결에서 88표를 얻어 85표를 얻은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바레인)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과 치열한 표 싸움을 펼쳤다. 그는 2차 투표에서 과반(104표)을 넘긴 115표를 확보해 FIFA 회장직에 올랐다.

투표 경향이 양분된 모습에 대해 인판티노 회장은 "축구는 분열되지 않는다"라며 상대 후보 지지 진영에 손을 내밀었다.


[미디어펜=임창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