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청소년 10명 중 4명은 등급제를 신경쓰지 않고 19세 이상 등급의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서울대 산학협력단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청소년 방송·통신 콘텐츠 이용 실태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466명(47%)은 방송시청 등급제가 콘텐츠를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4%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1월 전국 만14∼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3.1%포인트)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현재 유해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방송심의는 '프로그램 등급제'와 '시청보호시간대' 두 가지로 운용된다. 방송사는 등급제를 통해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프로그램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미리 고지한다. 19세 등급을 받은 콘텐츠는 청소년 보호시간대에 방송할 수 없다.
연구팀은 "그동안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모호하고 콘텐츠 플랫폼이 TV 수상기를 벗어나 인터넷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등급제 등 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청소년 40% 가까이가 등급제에 상관없이 '19금'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지난해 5월 1499명을 대상으로 등급별 TV 프로그램 시청 행태를 조사한 결과 19세 이상 등급 시청자는 총 566명(38%)이었다.
중학생은 201명, 초등학생은 184명, 고등학생은 181명으로 초등학생의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19세 등급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시청하는 채널은 OCN(6824분)과 채널CGV(5592분) 등 영화 전문 채널이었다.
보고서는 "TV 시청이 가구 내 공동공간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소년들이 유해 프로그램을 상당히 많이 보고 있는 편"이라며 "특히 영화 채널의 시청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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