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지난해 증권·선물회사의 당기순이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재무건전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3조2268억원으로 2014년 1조6833억원 대비 91.7%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증권사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3%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상승했다.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7조9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9496억원(32.6%)이 증가했다. 반면 자기매매이익은 4조1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7억원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채권금리 하락폭이 감소하는 등의 영향으로 채권관련 이익이 전년 대비 9447억원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1조6005억원으로 국내외 증시 급등락에 따른 운용 여건 악화 등에 따라 전년 대비 손실폭이 확대됐다. 판매관리비는 7조9056억원으로 증권사 자산규모가 9.9%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5.5% 증가했다.
56개 증권사 가운데서 47개사가 흑자를 기록, 9개사만이 적자를 나타냈다. 증권사 자산총액은 344조5000억원으로 2014년 말 313조5000억원 대비 31조원이 증가했다. 부채총액은 298조4000억원으로 환매조건부증권매도, 매도파생결합증권 증가에 따라 2014년 271조2000억원 대비 27조2000억원이 늘었다. 자기자본은 46조원으로 2015년 당기순이익 발생으로 2014년 말 42조3000억원 대비 3조7000억원이 늘었다.
선물회사의 당기순이익은 106억원으로 2014년 21억원 대비 다섯배가 늘었다. 이는 지난해 파생상품 거래 증가로 국내외 파생상품 수탁수수료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7%로 전년대비 2.2% 포인트 늘었다.
이처럼 증권, 선물회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반대로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은 새로운 기준의 순자본비율(NCR)을 조기 적용한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HMC, 부국, 삼성, 이베스트, 한국투자, 현대 등 9개 증권사의 NCR이 지난해 658.8%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평균 664.8% 대비 6.0% 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총위험액 대비 영업용순자본의 비율로 산정했던 NCR을 업무단위별 필요유지 자기자본 대비 영업용순자본비율과 총위험액의 비율로 산정하는 신NCR을 도입했다. 지난해 선택적 도입을 거쳐 올해부터는 모든 증권사에 전면 도입된다.
기존 방식의 NCR을 적용한 47개 증권사 역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이들의 평균 NCR은 480.9%로 2014년 말 487.2% 대비 6.3% 줄었다.
이에 금감원 측은 "파생상품 거래 증가에 따른 총위험액(8687억원) 증가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선물회사들의 재무건전성은 증권사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나선물만이 신NCR을 적용하고 나머지는 기존 NCR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선물을 제외한 5개사 평균 NCR은 602.6%로 2014년 654.9% 대비 52.3%포인트 줄었다. 총위험액이 158억원 증가한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측은 증권, 선물회사의 당기순이익 증가가 지난해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탁매매수수료 증가와 저금리 기조 속 채권관련 이익 발생에 따른 것으로 봤다. 그러나 올해 국내 경기침체,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능성 등 대내외 잠재 위험요인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 측은 "증권, 선물사의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를 유도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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