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국내 채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외국인의 한국 시장 이탈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유출액(유출액-유입액)은 4조7000억원 안팎으로 지난 1월(4900억원)의 9.6배에 달했다. 외국인이 1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한국 채권(101조원)의 4.7%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같은 외국인의 채권시장 유출액은 1998년 채권시장 개방 이후 최대 순유출을 기록했던 2010년 12월(5조3000억원) 이후 최대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비관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이틀 앞둔 지난 5일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1조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화가치는 이달 들어 26일까지 3.04%나 떨어져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는 42개국 중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 우려에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어서다. 중국의 경기둔화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화도 동반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채권 매각을 주도한 것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템플턴의 일시적 자산운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템플턴의 원화 채권 보유 잔액은 2013년 약 26조원에서 매년 줄어 최근 17조원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선물환 포지션 한도 등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통해 위기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하면 위기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일단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올 1월말 기준 3673억달러(약 450조원)다. 그러나 한국의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26%)이 대만(80.5%) 중국(33.9%) 일본(27.1%)보다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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