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과 대질은 불발…갈등 봉합국면 유지될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9일 20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최근 당내 논란이 된 이른바 '공천 살생부설'과 관련, 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공식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고, 최고위 결정사항을 수용하겠다"며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관리위의 공정성을 저해되지 않도록 하고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클린공천위가 즉각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하도록 한다는 최고위 결정사항도 수용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살생부의 진위여부에 대해 "떠돌아다니는 얘기를 정두언 의원에게 얘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문건을 받은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정 의원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 김 대표는 2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살생부설에 대한 사과) 결론을 내렸고, 최고위 결정사항을 수용하겠다"며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최고위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당초 김 대표와 정 의원의 대질심문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결국 김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정 의원으로부터 사건 전말을 청취했다.

정 의원은 회의 직후 "(앞서의 진술과) 크게 별로 다를 게 없다. 그때 이후로 더 얘기할 것"이라면서 "아무 일도 아닌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최고위 결정 사항은 정 의원의 증언 청취 후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김 대표에게 전달해 수용 의사를 얻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와의 면담 후 기자들에게 "최고위에서는 앞으로 공천과 관련해 흑색선전이나 유언비어를 유포할 경우 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다"면서 "공천에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도 "앞으로 공천과 관련해 음해성 이야기나 찌라시 등이 나오면 클린공천위에서 즉시 조사에 착수해 엄정조치하기로 했다"면서 "관련자들은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발언도 클린공천위 조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엔 원 원내대표가 "당 대표가 사과 결정을 수용했으니까 그 문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김 대표 사과 수준에서 사태가 일단락 됐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의 공식 사과에 따라 일단 살생부설을 둘러싼 논란은 봉합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이나 향후 총선 공천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언제든 당내 계파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복수의 의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날 오후 최고위에 앞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선 친박계 의원들이 김 대표에 대해 강한 어조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으며, 비(非)박계 의원들은 "당 대표를 흔들어선 안된다"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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