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호주 원주민들의 아픔과 고유언어의 소멸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눈물까지 흘렸으나 주요 원주민 단체는 진정성을 의심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턴불 총리는 29일 호주의 원주민 전문방송인 NITV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원주민관련 행사의 연설을 준비하다가 만난 한 책을 소개하던 중 눈물을 보였다.

이 책은 원주민 언어로 된 자장가를 포함하고 있었는데, 이는 나이 든 원주민 여성이 엄마로부터 어린 시절 듣던 노래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턴불 총리는 "자신들의 문화를 잃어가는 시기에, 자기 전에 아기가 안전하다는 데 안도하며 자장가를 들려주는 어머니를 상상한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턴불 총리는 이어 "이것을 생각만 해도 슬퍼진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책에 나온 원주민 여성은 호주 백인정부가 1910년부터 70년대 사이 원주민들의 정체성을 없애고자 원주민 자녀를 백인 가정이나 선교시설 등에 강제로 수용하던 소위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의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호주 연방과 주 법률들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원주민들의 언어나 전통행사를 아예 금지하거나 제지해 왔다.

턴불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내년쯤에는 헌법상 원주민을 인정하는 문제를 놓고 국민투표가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주민 주요 단체는 턴불 총리의 눈물에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고 호주 ABC 방송이 전했다.

호주원주민전국회의(NCAFP) 측은 턴불 총리가 지난해 9월 취임한 뒤로 자신들이 계속 만남을 희망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NCAFP의 공동의장인 로드 리틀은 "지도자들이 바뀔 때마다 변화가 있으리라 희망했지만, 그 기대는 사라졌다"며 정치인들의 수사가 다시 등장했을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턴불 총리는 며칠 전 난소암 환자의 투병생활을 듣는 동안 눈물을 흘려 최근 1주 사이 공개석상에서 두 번이나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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