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기자]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울지역 24개 선거구의 예비후보 60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전날 야권 심장부인 광주·전남에 이어 인터넷 생중계를 통한 이틀째 공개면접이다.
이날 면접에서 일부 예비후보는 피켓을 몸에 두르고 자기소개를 하고, 3·1절에 착안해 태극기를 흔드는가 하면 묵념하는 퍼포먼스까지 하는 등 공관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했다.
최연소인 유병훈(27) 예비후보는 정장이 아닌 캐주얼 복장으로 면접장에 나왔고, 김갑수 후보는 '스티브 갑수'가 되겠다며 미국 애플사(社)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차림으로 면접에 임하기도 했다.
공관위원들은 "안중근·윤봉길 의사의 행적에 대해 말해보라", "조선시대 송시열은 간신이냐, 충신이냐"는 돌발질문을 해 후보들의 진땀을 뺐다.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돼 공천에서 원천배제된 신계륜·유인태 의원은 면접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천경쟁이 치열한 지역인 만큼 예비후보들 간 신경전도 달아올랐다.
유인태 의원이 '컷오프'된 도봉을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지낸 천준호 예비후보가 "박원순의 성공은 천준호의 성공이었다", "유인태의 적자가 천준호다"라고 '박원순·유인태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자 김갑수 예비후보는 "절대로 하청 정치를 하지 않겠다. 자기 이름보다 남의 이름을 먼저 앞세우는 정치계파 보스 이름을 내세우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천 후보를 겨냥했다.
광진을 현역 의원인 추미애 예비후보는 "정치 입문 후 단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았고 늘 통합의 중심에 서서 당을 지켜왔다"고 강조하자, 김상진 예비후보는 판사 출신의 추 의원을 겨냥해 "정치는 변호사 출신보다 잘 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견제했다.
국민의당 출현으로 수도권의 위기감이 커진 것을 반영하듯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에 대한 질문과 언급이 적지 않았다.
안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병에 출마한 황창화 예비후보는 안 의원의 더민주 탈당회견 화면을 띄운 뒤 "안 의원의 탈당 명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각을 세웠고, 같은 지역 이동학 예비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는 서민의 절박한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자신을 부각했다.
강북을 박용진 예비후보는 야권연대 전략에 대해 "표를 얻기 위해 야권연대하면 어설픈 정치공학이라고 낙인찍혀 처절한 패배를 할 수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공관위원들은 중진 의원과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예비후보들에 대해 좀더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는 듯한 분위기도 풍겼다.
5선의 은평갑 이미경 의원은 세대교체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 나오자 "중진의 경험이 꼭 필요할 때도 있다. 무조건 중진용퇴론이나 험지출마는 한국정치의 특수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선의 추미애 의원은 중진 무게감에 비해 활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정권교체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집토끼(전통적 지지층)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다"고 호소했다.
성북을 기동민 예비후보는 "(더민주는) 싸가지없는 진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의사소통 방식이 잘못됐다"며 혁신과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정장선 공관위원이 "기 후보도 86세대인데 왜 그런 소리를 들었다고 보느냐고 묻자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국민과 호흡하지 못했다는 호된 지적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86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걸 보완하겠다는 욕심과 희망이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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