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기자]국민의당이 1일 공천 면접을 시작했으나 '최종 심판관' 역할을 해야 할 전윤철 공천관리위원장이 오전 면접에 불참하는 등 처음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진통 끝에 결정된 공천 시행세칙을 두고도 현역 의원 그룹이나 원외·신인 그룹이 저마다 불만을 드러내는 등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전 위원장은 이날 옛 국민회의 당사였던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첫 공천 면접의 오전 일정에 불참, 이해영 부위원장이 대신 면접을 진행했다.
건강 문제로 부득이하게 오전 일정에 불참했다는 게 당측 설명이었고, 실제로 전 위원장이 오후 면접부터는 참여했지만 일각에서는 알력설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에서는 광주 공천을 각별히 챙기는 천정배 대표와 의견차가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에 앞서 전 위원장은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공관위원장직 겸직 여부를 두고 한동안 당무를 거부하고 일본에 체류하면서 공관위 출범이 지연된 적도 있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에서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피곤했다"며 "이제 면접이 시작됐는데 알력이 있을 수가 있겠나. 공관위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구니까 앞으로도 그렇게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결정된 공천 시행세칙을 두고도 당내 세력이 저마다 불만을 드러내며 긴장도를 높였다.
현역 그룹들은 컷오프 조항이 포함된 것 자체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더민주를 탈당한 인사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컷오프 대상 후보 명단이 떠도는가 하면 이들의 재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김동철 의원은 통화에서 컷오프 규정에 대해 "지도부의 현역 교체 의지는 이해하지만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전략공천에 대해서는 "제왕적 총재 시절 밀실에서 반대파를 솎아내기 위해 쓰였던 행태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특히 호남 개혁 공천을 주장하는 천정배 대표를 겨냥, "천 대표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오로지 정치공학에 빠져있다"며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데는 어떤 불이익이 있더라도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신인 및 원외 그룹에서는 당 지도부가 과감한 '물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리더십에 대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신당다운 참신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컷오프 기준이 약해서야 여론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주장인 셈이다.
수도권의 한 예비후보는 통화에서 "당이 참신한 정책이든 쇄신 방안이든 내놔서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며 "공천 세칙도 기대에 못 미친다. 컷오프가 대상자가 최소 1명 이상 정도로 그친다면 컷오프 같은 말을 뭐하러 꺼냈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예비후보들의 '호남 쏠림' 및 '수도권 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경기 안산상록을이 지역구인 김영환 의원은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호남은 인력이 너무 많고 수도권은 너무 없다. 거기 있는 인력들이 수도권으로 왔으면 좋겠다"며 "컷오프는 더민주를 따라가는 거라 효과도 없다. 현역 의원들이 수도권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 문병호 의원 등에 이어 호남 현역 의원의 수도권 차출론이 연이틀째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당 사무처는 이날자로 선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박선숙 사무총장이 선대위 총괄본부장,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이 선대위에서 같은 직책을 맡는 등 기존 인사가 대부분 수평이동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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