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협상 과정서도 시간만 떼우고 선거 얘기만 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무제한 토론)에서 "표를 몰아달라"며 20대 총선에서의 야당 지지를 호소한 것을 겨냥 "그동안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총선을 위한 '선거버스터'였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장면"이라고 힐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제 더민주 박모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도중 눈물을 쏟으면서 이번 총선에서 표를 모아달라고, 몰아달라고 하는 걸 보고 정말 아연실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그 눈물을 흘리며 쏟아내는 격정, 열정의 반이라도 우리가 끊임없이 요구했던 민생법안 처리 호소에 같이 해왔다면 19대 국회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면서 "쟁점법안들을 여야가 밤을 새워서라도 타협해나가자고 했지만 그동안 야당은 소귀에 경 읽기였다"며 "수많은 시간들을 야당과 협상테이블에 앉아 있었지만 진정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로지 시간만 가길 기다리고 선거 얘기만 했다. 지금까지 (야당은) 이렇게 해 왔다.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총선을 위한 게 아니라 민생을 위한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또한 "오로지 선거였다. 만나면 하는 얘기가 오로지 선거법을 처리하자는 것이었다. 선거 외에 관심이 없었다"고 비판을 거듭한 뒤 "그러더니 기어코 필리버스터 통해 선거운동을 한다. 19대 국회 끝까지 이 제도를 악용해 선거운동을 하더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원내대표는 "아무튼 야당의 필리버스터 악용을 통한 선거운동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테러방지법 처리를 시작으로 북한동포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북한인권법도 처리하고 법사위에서 넘어온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이다.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법안을 처리해나갈 시간만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다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저렇게 격정적으로 필리버스터로 총선 유세를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민생법안 처리를 밤새워 토론하고 협상해왔으면 경제도 살리고 일자리도 만드는 국민들이 원하는 법안 처리를 많이 했을 것이다. 그걸 그렇게 외면하더니 저렇게 열심히 밤을 새워가며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지 않나. 필리버스터가 선거버스터지…"라며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이밖에 야당에서 현재 선거법 처리가 걸려 있는 법사위 개최 조건으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수용하기 어렵다"며 "끊임없이 일방적인 주장과 요구에 의해 우리가 끌려다닐 수 없단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은 뒤 "(법사위가 무산되면) 야당이 민생을 발목잡더니 이젠 선거도 발목잡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테러방지법과 함께 그 중요성을 강조해 온 사이버테러방지법 처리 전망에 대해선 "야당에서 신청한 안건조정의 기간이 끝나는 즉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날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종료 후 진행될 본회의를 위해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이 국회에서 대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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