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청약경쟁률 내리막길 '1순위 마감 실패'
[미디어펜=조항일 기자]부산과 대구의 주택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과잉공급과 고분양가, 주택담보대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청약열기가 시들고 미분양물량이 느는 반면 매매값은 내리막길이다.  

   
▲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방 분양시장 청약 광풍을 이끌었던 부산과 대구 등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그 온기가 올해에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자료제공=부동산114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광풍의 진원지인 부산과 대구의 청약경쟁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은 올들어 미분양이 늘어났고 대구 매매가격의 낙폭은 전국에서 가장 크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1월 대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대신'은 217가구 모집에 2만8074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129.3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2월에 분양한 '이안 동대구'는 259가구 모집에 6334명, '대구 앞산 서한이다음'은 108가구 모집에 1888명이 청약에 나서 각각 24.46대 1, 17.4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의 2월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평균(56 대 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청약광풍의 부산 청약시장은 갈수록 냉각 중이다. 지난달 부산 온천장역 동원로얄듀크는 196가구 모집에 7040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35.9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충무 금오는 1.12 대 1, 서면2차 봄여름가을겨울은 7.4 대 1을 나타냈다. 지난해 평균 79 대 1에 비해 턱없이 낮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전국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5.35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11.48대 1)의 절반 수준으로 지방 청약시장에 한파가 몰아친 게 주요 원인이다. 

실제 2월 분양한 '부산 충무 금오아파트'는 7개 주택형 중 3개 타입만이 1순위 청약마감에 성공했고 미마감 주택형은 2순위에도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부산 서면2차 봄여름가을겨울'은 517 가구 모집에 3707명이 청약에 나섰지만 전타입 1순위 마감에는 실패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부산지역의 1월 중 미분양은 전월보다 1.4% 늘어났다. 대구지역의 매매가는 올들어 0.33% 하락(국민은행), 전국에서 낙폭이 가장 크다.

광주와 대전·천안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약 부진이 예상된다. 세 지역에서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광주 봉선로 남해오네뜨'가 유일하다. 1월 분양한 단지로 248가구 모집에 4954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19.98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이밖에 공급된 단지 대부분에서는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전남 완주군에 119가구 규모로 공급된 '고산 더리치'는 단 한명의 청약자도 없는 등 지역별 격차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청약경쟁률이 낮아질수록 분양가에 프리미엄이 형성되기 어려워지고 계약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아진만큼 프리미엄을 노리고 진입하는 투자자의 경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동탄2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지방 분양시장의 경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올해 시장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다소 분위기가 처질 것"이라며 "5월부터는 지방에서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시행되기 때문에 분양시장 분위기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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