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일 야권통합을 공식 제안한지 한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를 향해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자승 원장이 "어떤 분은 리모델링을 한 번 해보겠다고 하다가 어려워서 새 집 짓겠다고 나가고, 어떤 분은 도저히 리모델링을 못하겠다, 와서 리모델링을 해달라고 했는데 잘 하고 계시는 것 같다"며 안 대표와 김 대표를 나란히 비유하며 평가하자 이같이 반응했다.

사실상 안 대표에 대한 비판에 가세한 자승 총무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어려운 살림에 비대위 꾸려 고생이 많다"고 김 대표를 격려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초기에 새집을 짓겠다고 하신 분은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며 "다 된 집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쉬우리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다시 또 집을 짓겠다고 나갔다"며 안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나가다 보니 야당이 분열된 상태에 놓였다"며 "이런 분열된 상황이 빨리 치유돼야 총선에서 우리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일반 국민들의 기대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아침 원래 우리 당에 있다가 나간 분들 가졌던 명분이 다 사라졌으니 다시 통합해보자는 계획을 (얘기) 했다"고 설명했다.

자승 원장이 '그런 꿈틀거림(야권통합)도 총선이 끝나야 가능한 것 아니냐'고 묻자 김 대표는 "총선 뒤엔 다 파산된 배를 다시 엮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더 어렵다"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총선 전에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야권통합의 의지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자승 원장의 '지혜로움을 잘 발휘해 통합을 해달라'는 말에 "시대의 흐름이 어떻게 가느냐에 달렸다"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 자승 원장은 지난 1월 안 대표와 한상진 당시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예방했을 당시 "정치는 정무방소(政無方所) 즉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정한 게 없다"며 "구차하게 탈당에 대한 변명을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