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창·전정희까지 입당 시 교섭단체 구성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을 유지하던 박지원 의원이 2일 결국 국민의당행(行)을 택했다. 내일을 기해 공식 입당할 예정이다. 권노갑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 100여명도 동반 입당을 결정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5시50분쯤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회동을 갖고 입당을 선언했다.

   
▲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2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약 1시간 면담한 끝에 이들은 ▲우리 사회의 격차해소, 지역화합, 한반도 평화 그리고 2017 여야 정권교체를 위해 조건 없이 협력한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세력의 결집을 통해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생정치를 구현한다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당에 합류해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한다 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 발표 직후 안철수 대표는 "정치의 판을 바꿀 큰 힘을 얻었다"며 "한달밖에 안된 당이지만 국민의 기대는 어느 당보다 높다는 것을 느꼈다. 기대에 걸맞게 내부를 제대로 정비하고 통일 된 목소리가 나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제대로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천정배 대표는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기 위해 우리 당을 만들고 정권교체와 총선승리를 위해 애쓰고 있는데 우리 노력에 박 의원이 참으로 큰 조언을 해 줬다"며 "박 의원의 합류로 단박에 우리 당에 대한 지지율이 한 10%는 올라야 한다"고 자평했다.

이에 박 의원은 "국민의당 합류를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고민을 하면서도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입당했다"며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저도 미력하게나마 협력하고자 결심했다"고 화답했다.

또한 "어떠한 당직도 요구하지 않고 백의종군하면서 총선승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헌신적으로 하겠다"며 "우리 경쟁상대는 새누리당이기에 새누리당과 시시비비를 가리며 국민의 심판을 받는 데 제가 앞장서겠다. 제 개인 의견보다는 당론과 당헌당규를 준수하면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을 적극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권노갑 전 고문은 "동교동 가족들은 박 의원이 입당함과 동시에 전부 하기로 결정했다"며 입당 인원이 "100명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22일 더민주를 탈당한 박 의원은 지난달 18일 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선고받은 뒤 무소속을 유지한 채 야권통합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끊임없이 국민의당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안 대표는 이날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가 야권통합을 공식 제안하자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한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냉대한 바 있다. 박 의원 영입에 성공한 그는 관련 질문에 "제 입장은 아까 말씀드렸다"며 국민의당 독자노선을 시사했다.

한편 더민주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자가 된 송호창 전정희 의원도 국민의당 입당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송 의원은 안 대표의 설득에 입당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전 의원도 입당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박 의원과 이들이 모두 입당하면 국민의당은 현역 국회의원이 20명으로 늘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해진다.

국민의당은 이달 28일 전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선거보조금 72억8000만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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