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장교 합동임관식…영주권 포기에 금남·금녀의 벽도 허물어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북한 핵 폐기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북한 도발에 대비한 철저한 대응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4일 계룡대에서 열린 장교 합동임관식에 참석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앞으로 유례없이 강력한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북한의 반발과 도발도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며 "동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듯이,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데 있어 지금이 가장 어려운 마지막 고비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갈구하는 우리와 국제사회에 정면도전을 한 것이라며 "군인의 길은 투철한 사명감과 불굴의 투지, 충정과 애국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라며 "여러분 어깨에 빛나고 있는 계급장에 담긴 의무와 책임감을 간직하면서 맡은바 소임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격려와 함께 당부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4일 2016년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북한 핵 폐기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북한 도발에 대비한 철저한 대응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육군·해군·공군·해병대 6003명이 임관했다. 이날 임관식에서는 금녀의 구역이던 해병대 장교에 첫 여대 출신 학군 장교가, 금남의 구역인 국군간호사관학교(간사)에 남자 생도가 처음으로 장교로 임관했다.

국방부는 "성신여대 출신 유호인(학군 54기) 소위가 여대 출신 학군장교 중 최초로 해병대 장교로 임관했고, 이우진·권재혁(간사 56기) 소위 등 7명이 남자 생도로는 최초로 간호사관학교 장교로 임관했다"고 밝혔다. 군도 금남·금녀의 벽이 허물어 지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으로 직업군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병→부사관→장교' 등 군번이 3개인 장교도 2명이나 탄생했다. 방재웅(학군 54기) 소위는 2010년 9월 23사단 58연대 병사로 입대한 뒤 2012년 6∼12월 전문하사로 복무했다가 이번에 장교가 됐다. 이정철(3사 51기) 소위 역시 2009년 9월 102기갑여단 병사로 입대한 뒤, 2010년 11월∼2014년 1월 수색중대 부사관으로 복무했다가 이번에 장교로 임관했다.

영주권을 포기하고 임관한 소위도 있다. 이현우(학군 54기) 소위는 미국에서 출생, 8년간 거주하다가 2012년 영주권을 포기한 뒤 수원대 학생군사교육단(ROTC)에 입교해 이번에 임관했다.

형제 남매 동시 임관장교도 눈길을 끈다. 정준우·희민 남매는 각각 학군 54기, 육사 72기로 나란히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일란성 쌍둥이인 김우종·태종 형제는 각각 강남대와 가톨릭관동대 학군 54기 출신으로 똑같이 상위 15% 이내 성적으로 임관했다. 공사 64기 윤태한 소위는 공사 62기로 수송기 CN-235 조종사인 형 윤정한 중위의 뒤를 이어 임관했다.

학군 54기인 오승현 소위는 조부인 고 오인규 예비역 해병대 상사와 여군 58기로 신병교육대대 정훈장교인 누나 오지현 대위(진급예정자)의 뒤를 이어 임관했다. 학군 54기 기한만 소위는 조부의 뒤를 이어 3대째 장교의 길을 걷게 됐다. 기 소위의 조부인 기세갑(90·예비역 대령, 육사 7기) 옹은 중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금성을지무공훈장을 2차례 받았고, 부친 기석호(55·3사 21기) 씨도 소령 예편 후 학군단 군사학교관으로 재직해온 병역명문가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