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권자집회서 출자전환 동의받아, 경영정상화 청신호

STX그룹의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STX는 최근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출자전환 안건에 대한 동의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은행 등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체결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STX는 지난 20일 서울 STX남산타워에서 제 88회 회사채 및 97회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보유한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집회를 열었다.
사채권자집회에서 ㈜STX는 지난 11월 부결및 표결 연기된 3호 의안인 ‘출자전환 건’에 대해 전체 채권자들의 98.44%와 99.58%의 동의를 얻었다. 사실상 만장일치의 승인이다.

사채권자의 동의를 얻는데 필요한 모든 요건을 충족시킨 셈이다. 채권단이 요청한 자율협약 체결의 주요 선결 요건을 만족하게 된 것.

채권단은 ㈜STX와 조건부 자율협약을 결정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회사채 조건 변경을 통해 비협약 채권자들의 고통분담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었다.

㈜STX는 그동안 채권자들과 회동을 통해 원리금 지급방법 변경과 출자전환안건을 조율해왔다. 그동안 대부분 안건은 통과된 바 있지만, 출자전환문제는 채권단의 이견으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STX는 이번 출자전환 승인으로 인해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고, 영업재개를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회사채의 만기는 2017년 12월 말로 연장돼 상환부담이 당분간 없어졌다.
회사채 이율도 연 2%로 낮아졌다. 사채 총액의 58%도 출자전환할 수 있게 돼 원리금상환부담이 획기적으로 경감된 것이다.

㈜STX는 이번 출자전환 동의를 계기로 경영을 조기에 안정화시키고, 전문 무역상사로서 재도약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에너지사업(석탄, 석유), 원자재수출입(철강, 비철), 기계엔진(기계플랜트, 엔진영업), 해운물류 서비스(물류/S&P) 등 4대 비즈니스 축을 중심으로 새롭게 도약하게 된다. 이같은 사업재편을 통하 전문무역상사의 입지를 탄탄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외부(비계열사) 비중을 2017년 96%까지 끌어올려 독자적인 경쟁력도 극대화하기로 했다.

㈜STX는 지난 2012년 매출 4조 1,168억원 중 98%에 달하는 4조 470억원이 사업 부문에서 나올 정도로 탄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에서는 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STX 강대선 상무는 “사채권자집회의 성공적 마무리를 통해 전문 무역상사로의 도약이 더욱 가까워졌다”며 “독자적인 생존력 확대와 재무 안정성 강화를 통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권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