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대변인으로 정치 시작…'당 분열' 안철수와 함께 못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 현역 하위 20% 컷오프 대상자인 송호창 의원은 8일 "저는 당의 공천배제 결정을 조금도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더 큰 대의를 위해 그 결정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겨냥, "당대표가 '야권통합'을 주장하면서 실제로 저처럼 야권연대·통합을 위해 헌신한 사람을 공천배제하는 이중적 행태에 화가 난다. 통합 제안에 진정성이 있다면 첫 번째 컷오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던 송 의원은 "당에 남아 야권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제 소임"이라며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온 국민의당행(行) 거절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 송호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20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당의 현역 의원 하위 20% 컷오프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탈당 후 국민의당 입당설을 일축했다./사진=미디어펜


송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야권연대와 통합을 위해 일관되게 싸워왔다며 '안철수 측근론'을 의식한 듯 "저는 2011년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대변인으로서 정치를 시작했다. 제1야당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통한 선거승리의 중심에 함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야권은 분열하면 필패이며 연대하고 통합할 때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면서 "문재인·안철수 대선후보 단일화를 통해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홀로 탈당한 것도 그 경험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탈당 이후 한 배를 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야권에 가장 실망하는 이유가 통합해야할 때 분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탈당 후 창당을 야권통합에 역행하는 일로 간주한 셈이다.

송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와 김 대표가 야권통합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상황에 대해 "정말 서로가 연대와 통합, 정권교체를 할 진정성이 있다면 서로 통합해야한다는 말을 갖고 싸울 게 아니라 실제로 힘 모으고 합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정성 있는 통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새누리당 과반 의석을 막기 위해 연대통합이 필요하다 하고 있지만 사실 그게 아니란 걸 다들 알고있지 않는가"라며 "더 많은 기득권을 갖기 위한 얘기라든지, 자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하는 얘기라든지 속보이는 얘기가 아니라 진정한 연대통합방안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내일 발표 예정인 2차 컷오프에 대해선 "그 내용과 기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할지 모르지만, 정치인이나 국회의원이 체조선수가 아니다. 점수를 매기고, (하위) 몇%란 걸 산정을 해서 공천을 배제한다는 것이 정상적이고 상식적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만들어야 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배치해 그 사람이 정치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한데 능력뿐 아니라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당선되게 되면 그게 바로 우리 정치수준이 계속 더 떨어지는 것"이라며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 김 대표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의당의 '러브콜'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저는 이때까지 야권연대와 통합을 위해 활동해 왔었고 그게 제 소임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안 대표가 (당을) 나갈 때부터 반대했던 사람"이라며 "야권이 어찌됐든 연대통합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그때에도 분열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 '함께 할 수 없다'고 했었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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