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 상금 놓고 5번 대국 펼쳐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알파고에) 물론 질수도 있다. 알파고는 바둑의 아름다움,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더라도 바둑의 아름다움은 계속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국에서는 이러한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세돌 9단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의 대국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 이세돌 9단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의 대국 기자간담회'에서 대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구글 간담회 유튜브


이날 이세돌 9단은 "내일 대국은 역사에 획을 긋는 인간과 인공지능 대결의 첫걸음이 아닌가 싶다"며 "그 주인공이 돼 너무 기쁘고 영광이라 생각한다. 내일 바둑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9단과 대국을 펼치는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지난 1월28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한 바둑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프로 바둑 기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 9단은 "여전히 자신감이 있다. 아직은 컴퓨터 인공지능이 인간 직관이나 감각을 따라오기는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정도 모방이 가능해졌다"며 "조금 긴장해야 할 것 같다. 5대 0(이 9단이 총 5회 대국을 모두 이기는)이 아닐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이 9단은 사람이 아닌 기계와의 대결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생소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사람이 아니다 보니 준비하는 것이 틀리다. 바둑은 상대 기분이나 기세를 읽는 것이 중요한데 혼자 두는 느낌이 들 수 있다"며 "하루에 1~2시간씩 가상훈련으로 극복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국에서는 지난 10년 간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로 인정 받아 온 이세돌 9단과 100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5번의 대국을 펼친다. 둘의 대결은 오는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제1국을 시작으로 15일 5국까지 진행된다. 

   
▲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 이세돌 9단./구글 간담회 유튜브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간담회를 통해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알파고의 강점은 절대 겁먹지 않는 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과 인간이 대국을 하면 긴장을 하지만 알파고는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긴장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구글은 알파고 시스템을 여러차례 테스트를 진행, 이번 대국을 통해 기존 약점과 앞으로 만들어질 약점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알파고는 스스로 트레이닝을 하는 시스템이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게임으로 학습하기에는 데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수천개의 대국자료가 있어야 한다.

하사비드 CEO는 "알파고는 강력한 학습 알고리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국에 상관없이 인간의 창의성의 힘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은 아주 강력한 틀로 중립성있게 도입된다. 구글은 이러한 시스템을 윤리적이게 사용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이 간담회에 등장했다. 슈마트 회장은 "제 친구 세 명이 세운 훌륭한 기업이 등장해 강화학습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서 제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가능해졌고 세계 최고의 바둑 챔피언에게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를 위해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이 기술을 지켜나가면 인간이 더욱 똑똑해지고 궁극적으로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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