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사실상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경제특보 역할을 하고 있다. 당원은 아니지만, 안 대표의 각종 정치행사와 토크쇼에 나와 박근혜 정부를 비난하는데 열중한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핵심역할을 했다. 이번 4.13총선에서도 안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장 교수는 <한국자본주의>와 <왜 분노해야 하는가>라는 책까지 써가면서 청년들에게 분노하라고 선동하고 있다. 그의 책은 반시장적이고, 반대기업적이다. 사회민주적 분배와 형평을 강조하고 있다. 1대 99%의 계층적, 계급적 대립을 부추기는 경제민주화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려는 포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좌파적 경제민주화정책의 이론적 교과서라고 하겠다. 자율 투표를 통해 보수정권을 끝내고 좌파정권을 만들자고 정치적 마케팅도 활발히 하고 있다.
장하성 교수가 지난 3일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등 보수정부 8년에 대해 혹독한 비난을 가했다. 성장률, 1인당 국민소득, 가계소득, 고용률, 소득분배, 재정건전성 등이 이전 김대중 노무현정부 좌파 10년에 비해 악화됐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예컨대 좌파정부 10년간 한국경제는 60% 성장했지만, 새누리당 집권 10년간은 38%에 불과하다고 했다. 가계소득도 새누리집권 8년간 10% 증가해 성장률 28%의 3분의 1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4년간 19%나 늘어났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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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교수(왼쪽)가 지난 3일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등 보수정부 8년에 대해 혹독한 비난을 가했다. 성장률, 1인당 국민소득, 가계소득, 고용률, 소득분배, 재정건전성 등이 이전 김대중 노무현정부 좌파 10년에 비해 악화됐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사진=연합뉴스 |
장 교수는 북한의 핵개발 및 장거미사일 발사 등 무모한 도발에 따른 개성공단 폐쇄 등 대북정책마저 흠집을 냈다. 장교수는 좌파정부 10년의 햇볕정책와 대북퍼부기 정책이 김일성 북한 공산왕조의 핵개발을 강화시켜 온 것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
장 교수의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깎아내리기에 대해 이를 반박하는 칼럼이 나왔다. 박대근 한양대 교수(경제금융학부)는 8일 중앙일보 경제섹션에 <한국만 저성장 아닌데 지나친 비관론 도움안돼>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박 교수는 장하성 교수를 지칭하지는 않았다. 칼럼 내용을 보면 장 교수 칼럼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칼럼에서 경제성과를 비교하려면 공정한 잣대와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성장률을 갖고 장 교수가 좌파정부와 보수정부를 비교한 것을 예로 들었다. 장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평균 4.8% 성장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은 평균 3.1% 성장했다고 비교했다. 좌파 정부 성적이 더 좋았다고 한 것.
박 교수는 장 교수의 주장에 대해 공정한 잣대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우리경제는 수출의존도가 높으므로 세계경제 여건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보수정부 8년간 우리 경제는 세계성장률 3.2%(평균)에 근접한 성장률을 유지했음을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의 평균 성장률은 평균 4.5%였다. 반면 당시 세계경제 성장률 평균은 5.1%였다. 박 교수는 이를 펀드 성과와 운영자간의 관계로 설명했다. 펀드운영자에 따라 펀드 성과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 좌파정부의 경제실적은 당시 호황 기조를 보인 세계경제 성장률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에서 그리 내세울만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 대해서도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장 교수는 2015년 1월이래 14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다른 나라의 성과와 비교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은 8% 감소했다. 세계 수출은 지난해 11%나 줄었다. 세계평균 감소폭보다는 한국의 수출감소폭이 낮은 것. 수출규모도 지난해 한국은 세계 7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다른 나라에 비해선 한국수출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가계소득 비중이 감소했다는 장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내세웠다. 장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 실질 가계소득은 10% 증가해 경제성장률 28%의 3분의 1수준에 그쳤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와는 같은 수치이지만, 김대중 정부 후반 4년간의 19%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는 기업소득의 비중이 10년간 5.1% 포인트 늘었다. 가계소득 비중은 오히려 5.1%포인트 감소했다. 취업자수는 연평균 22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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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근 한양대 교수(경제금융학부·오른쪽)는 8일 중앙일보 경제섹션에 <한국만 저성장 아닌데 지나친 비관론 도움안돼>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박 교수는 장하성 교수를 지칭하지는 않았다. 칼럼 내용을 보면 장 교수 칼럼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반면 박근혜 정부의 가계소득과 고용증가 규모는 좌파정부보다 월등하게 호전됐다. 가계소득 비중이 1.1%포인트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용규모는 더욱 큰 폭으로 늘었다. 취업자수는 연평균 42만 명으로 좌파정부 10년에 비해 거의 두배가량 급증했다. 글로벌 경제침체 속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경제개혁 정책과 창조경제, 문화융성정책의 약발이 먹히면서 벤처 및 창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규모의 창업기업붐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도 역대 최고치인 65.7%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도 0.277로 노무현 정부말 0.292보다 개선됐다. 소득분배가 점차 호전되고 있는 것.
박 교수는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약화 및 글로벌 수요부진, 고령화 등이 악재라고 했다.
박 교수는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주의나 현실외면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식의 과도한 불안부추기는 경제회복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했다. 그는 "왜곡된 자료나 해석에 근거한 폄하나 대안없는 비판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개혁조치들을 추진할 경우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이어 "자화자찬이나 현실외면에 빠져서는 안되겠지만 지나친 자기비하나 비관론도 경제주체들의 의지를 해친다는 점에서 함께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장교수의 정치적 편향칼럼에 대해 경제학자로서 점잖은 비판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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