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당 위해 헌신...사전 통보도 해명도 없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20대 총선 공천에서 새누리당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컷오프된 친박계 김태환 의원(3선·경북 구미을)이 9일 "이제 당에 남아있을 이유도 명분도 없어 분루를 삼키며 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무소속으로 당선이 될 경우 재입당해 박근혜 정부를 뒷받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2년간 오직 당을 위해 헌신해 왔는데 이유도 명분도 해명도 사전 통보도 없이 당이 저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구미시민의 빼앗긴 선택권을 되찾기 위해 오늘 탈당하고 구미시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8년 전 친박계 공천학살을 언급하며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습니다'라는 박 대통령의 절규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데 당은 또다시 우리 구미시민을 속였다"며 "당 대표가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는데 돌아온 것은 아무 기준도 이유도 없는 밀실공천"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당은 저를 버리고 과거 당에 총부리를 겨눴던 사람을 전략공천했다"며 이 지역에 단수추천된 장석춘 전 한국노총 위원장을 겨냥했다.

   
▲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2년간 오직 당을 위해 헌신해 왔는데 이유도 명분도 해명도 사전 통보도 없이 당이 저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구미시민의 빼앗긴 선택권을 되찾기 위해 오늘 탈당하고 구미시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사진=미디어펜

김 의원은 "당규 공직후보자 추천규정 8조5항에 단수추천은 경쟁력이 월등한 경우로 규정 돼 있다"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저보다 훨씬 못 미치는 지지도를 보였고 과거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사람"이라며 "민노당은 통합진보당과 합당한 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후보 낙선운동을 펼치며 총부리를 겨눴던 인물"이라며 "우리가 만들어온 구미를 우리 손으로 다시 지켜내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김 의원은 2008년에도 한나라당 공천에서 친이계의 '친박계 학살'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한 경력이 있다. 그는 친박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이재순 전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을 누르고 당선된 뒤 복당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제가 8년 전에도 탈당했다. 그때 소위 친박 학살을 겪었다가 탈당한 뒤 (무소속 당선돼) 재입당했다"며 "그런데 내 정치 팔자가 왜 이런지 또 (탈당을) 안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만약 당선되면 당연히 우리 대통령을 끝까지 모셔야 되지 않겠나. 입당을 당연히 하겠지만 받아줄지 안 받아줄지는 그때 지도부가 판단할 것"이라며 "당당히 재입당해서 공천이 잘못됐단 걸 당당히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자신의 컷오프 이유를 문의했지만 이한구 공관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로부터 답변을 얻지 못했다며 서운함을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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