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연대 안하면 중대결정"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야권연대에 부정적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입장차를 보여온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당무 거부에 들어갔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당대 당 통합 제안 이후 통합 거부에는 어느정도 의견이 모아졌지만 선거연대 여부를 놓고 '3두 체제'의 균열이 심화, 국민의당 분당 위기가 고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천 대표와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이번 20대 총선을 '과거와 미래의 대결' '낡은 것과 새것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뒤를 보고 걸으면 똑바로 갈 수도, 빨리 갈 수도, 멀리 갈 수도 없다"며 "이제 앞을 보고 걸어갈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당 체제 확립을 통한 정치권의 '새 판 짜기'를 지향하는 입장을 피력하며 연대 불가 입장을 다시금 고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11일 오전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오른쪽)와 전향적인 주승용 원내대표(왼쪽)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에 주승용 원내대표가 나서 천 대표와 김 위원장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호남민심은 제1야당이 잇단 선거패배에도 불구하고 계파 패권정치에 사로잡힌 채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크게 실망해 대안야당으로 국민의당을 지지하고 있지만, 어부지리로 인한 새누리당 총선승리에 대해선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야권 선거구도에 대해선 호남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비호남 일부 지역의 야권 단일화 등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지론"이라며 "호남 민심이 이런 데다가 현재 새누리당 내부에서 증폭되는 공천 폭풍으로 잘만 하면 총선 승리 희망을 가질수 있는데도 원칙적인 입장만 고수하다가 호남 민심이 우리 당을 외면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 순서인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제는 친노패권을 심판하는 총선이 돼야 한다. 더 이상 더민주의 교란에 휘둘리지 말고 정권교체를 위해 매진하는게 좋다"며 "더 이상 통합이니 연대니 하는 논의는 오늘 이 시간부터 우리 당에 없는 것이 낫다"고 안 대표의 입장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진 순서에선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야권연대를 지지하는 한편 김성식 최고위원이 "현재 여당의 지지기반을 줄여갈 확장선은 더민주가 아니라 우리 당에 있다"며 "새누리당 압승도 저지하면서 정치판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사명감으로 다같이 앞으로 나가자"며 엇갈린 견해를 보였다.

천 대표는 안 대표와 의견 조율이 될 때까지 당무 거부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도 야권 연대 논의가 거부된 데 불만을 갖고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천 대표는 탈당이나 분당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표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불출마 정도의 개인적 결정은 '중대결단'이라고 볼 수 없다. 그 외 문제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안 대표와 긴급 회동하고 야권연대 논의에 응할 것을 요구했으나 안 대표가 "이미 정리된 문제"라고 잘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대표는 이날까지 답을 주지 않으면 '중대결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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