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적용되는 등 대용량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 리튬공기전지의 수명을 3배 늘리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박정기 교수 공동연구진이 리튬공기전지의 리튬 음극 표면에 유무기 복합 보호층을 씌우는 방법으로 안정성을 크게 향상, 충전 및 방전 사이클 수명을 3배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리튬공기전지는 공기 중의 산소와 리튬의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전리를 생산, 저장하는 이차전지로 기존 리튬이차전지보다 에너지 밀도를 5∼10배 높일 수 있어 전기자동차 등의 차세대 대용량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양극에서의 낮은 가역성과 에너지 효율, 급속한 수명 저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산화환원 중계물질(Redox mediator)'이라는 촉매가 들어간 리튬공기전지가 개발됐지만 이 역시 반응성이 큰 리튬 음극 표면이 쉽게 산화돼 전지 수명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
가역성 향상을 위한 중계물질이 리튬 금속에 노출되면 양극에서의 중계효과가 제한되고 중계물질이 소실돼 효율과 수명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리튬 금속에 보호막을 씌우는 방법을 개발했다. 산화알루미늄(알루미나)과 불소계 고분자(PVdF)로 된 유무기 복합물질을 리튬 금속 음극 표면에 코팅해 리튬 금속과 전해액이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막고 리튬 이온만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한 것이다.
유무기 복합 보호층이 리튬 금속 음극의 급격한 산화를 막고 중계물질과 리튬금속 간 반응을 물리적으로 차단해 산화된 중계물질이 리튬 금속 표면에서 스스로 환원되는 현상을 억제함으로써 중계물질이 소실되는 문제를 차단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유무기 복합 보호층으로 리튬금속 음극의 안정성과 중계물질의 지속성을 증대시킨 리튬공기전지는 충전 및 방전 사이클 수명이 3배 늘어났다며 이 기술이 리튬-황, 리튬 금속 전지 같은 차세대 리튬 전지에도 적용 가능해 향후에도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희탁 교수는 "이 연구는 차세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인 리튬공기전지의 수명 한계를 극복할 단서를 제시했다"며 "이는 리튬공기전지의 실용화를 위한 유용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