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융합 제조업 패러다임 확산…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손잡고 '혁신'
[미디어펜=김세헌기자] 경기도 화성시에 소재한 에이엔텍. 이곳은 세라믹과 쿼츠 등을 가공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정밀 전자부품의 핵심소재를 만들어내는 만큼 세심한 품질관리가 필수다.

그런데 최근 이 기업이 많은 제조업체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설비가동률 등 운영정보를 현장 근로자 보고에 의존하는 기존의 제조업체와 달리 고도화된 첨단기술을 활용해 생산현장 정보를 실시간 취득한 결과 품질과 매출 향상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 스마트공장은 제조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 기존 수작업 중심의 생산 시스템을 최적화한 지능화된 공장으로, 기업 입장에선 적은 비용투자로도 큰 성과를 볼 수 있는 손쉬운 혁신 수단이며 근로자 입장에선 작업환경과 생산성이 개선 돼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다. 사진은 제조업체 스마트 생산라인 모습. / 미디어펜 자료사진

대부분 중소기업이 그러하듯 에이엔텍 역시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난관을 겪으며 한때는 도산위기를 겪기도 했다.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 특성상 한때 엔저현상으로 인해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은 것.

이때 희망이 된 준 것이 정부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었다. 2014년부터 이를 통해 전사자원관리(ERP)와 생산관리시스템(MES) 등을 제조현장에 도입하며 생산현장 정보를 실시간 취득하고 이를 혁신의 계기로 활용했다.

생산정보의 수집과 품질관리, 스마트폰을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정확한 현장 정보를 얻은 결과 불량률은 10%이상 감소하고 생산성은 15% 향상됐다. 아울러 원가가 10% 이상 절감되며 결과적으론 매출이 15%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에이엔텍이 스마트공장 시스템 효과를 입증하며 현재는 많은 제조 분야 중소기업 임직원의 발걸음이 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간합동 스마트추진단 공동으로 스마트공장 참여를 준비 중인 제조업체를 위한 견학프로그램의 일환인데, 한 때 도산위기를 겪던 중소기업에서 이젠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2014년 하반기부터 정부가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스마트공장 사업이 차차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총 1240개 스마트공장 구축이 지원돼 약 25%의 생산성 향상 성과가 나왔다.

스마트공장은 전통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 결합해 원부자재 관리와 생산·유통·판매 과정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모든 생산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1만 개의 스마트공장을 보급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의 세부 성과를 살펴보면 불량률이 27.6% 줄었고 원가는 29.2% 절감했다. 시제품 제작 기간도 7.1% 단축됐다.

특히 구미의 경북혁신센터의 경우 지난해 137개의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해 품질개선 77%, 생산성 향상 139%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은 날로 심화하고 있는 세계시장에서 생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공장에 대한 중소기업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중기중앙회가 업종별 협동조합을 통해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도입 희망업체를 접수한 결과, 2주 만에 197개 업체가 몰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경북지역에 이어 올해 전국으로 스마트공장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중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1차로 선정한 224개 기업에 스마트공장을 우선 보급한다는 목표다.

지역별로는 서울(6개), 경기(42개), 인천(22개), 대전(4개), 충남(5개), 경북(71개), 경남(17개), 전북(4개), 전남(6개), 강원(7개), 대구(20개), 부산(11개), 울산(9개) 등이다.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은 공장운영시스템(MES·ERP 등), ICT 기반 제조기술(제조 자동화·공정시뮬레이션·초정밀금형) 등 단계별로 추진된다.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는 생산관리,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는 자원관리 시스템을 말한다. 제조자동화는 로봇·센서를 공정에 접목하는 것이고 공정시뮬레이션은 3D 툴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공정 레이아웃 및 제품설계 시뮬레이션을 하는 과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4곳에 이어 이달 150여곳 등 올해에만 450여개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2017년까지 전국 1천개 기업을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스마트공장이 중소기업계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생산 현장을 디지털화하면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데다, 스마트공장을 만들면 거래업체로부터 신뢰가 높아져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해 정부는 스마트 공장을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데모(demo)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데모 스마트공장은 유연성이 우수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레고 블록처럼 공정라인을 추가하거나 재배치할 수 있다. 스마트공장추진단이 기획하고 국내·외 기업과 연구소 등이 참여해 현존 최고 수준의 시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업체들이 첨단 스마트공장 설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끔 일종의 '모델 공장'을 세우는 것이다.

산업부는 이와 함께 기존 스마트공장 가운데 뛰어난 곳을 '대표 스마트공장'으로 정해 컨설팅과 연구개발(R&D) 등을 집중 지원한다. 중소·중견기업들은 이곳을 견학하면서 구축 방법과 성과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클라우드 방식으로 스마트공장 운영 솔루션도 제공할 방침이다. 민간 통신사업자가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 산업단지 내 기업에 관련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사용자의 단말기에 상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할 때마다 빌려 쓰는 정보기술 방식을 의미한다.

산업부는 대표 스마트공장, 데모 스마트공장,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묶어 한 산업단지 내에서 '스마트공장 거점 클러스터'로 조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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