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작년 12월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는 한모씨는 "신용등급을 올리고 대출 금리를 낮춰줄 수 있다"는 이야기에 혹해 모 기업체 직원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180만원을 송금해줬다. 그러나 알고 보니 해당 직원은 그 기업체의 직원이 아니었고 대출중개수수료는 불법이었다.

대출중개업자 등이 대출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사례금, 착수금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임에도 피해사례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실질적인 대부중개 행위조차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이를 가장하여 수수료를 뜯어내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이 대출중개업자에게 중개수수료 반환을 요구해 이를 다시 피해자에게 되돌려준 규모는 2011년~2015년 기간 중 총 3449건, 56.7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피해금액의 32.4%에 해당한다. 다만 건수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의 50.5% 수준에서 구제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3년도 이후 대출중개수수료 반환금액의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대출중개업자를 명확히 특정하여 신고하는 경우에는 중개수수료 반환요구가 비교적 용이하지만중개업자가 특정되지 않거나 대출중개를 거짓으로 가장하면서 대출수수료를 편취하는 경우에는 반환요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피해자에게 대출을 권유하는 사기범은 대출업체에게 마치 본인이 대출신청자인 것처럼 가장하여 연락처를 남기는 등 대출을 진행하고, 피해자에게는 중개행위가 있는 것처럼 속이는 식으로 범행수법이 진화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측은 "상황을 막론하고 대출중개업자 등이 일정 금액을 특정 계좌로 송금하라거나 현금으로 직접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법적인 대출중개수수료에 해당하므로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면서 대출 소개과정에서 대출중개업자 등에게 중개수수료를 지급한 경우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1332)로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대출중개수수료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금융회사와 접촉하거나 금감원 '금융상품 한눈에' 사이트 또는 한국이지론 등을 통해 자신의 신용도와 소득수준에 맞는 대출상품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국번없이 1332)에서는 불법적인 대출중개수수료 피해신고를 접수 받고 있다. 편취된 수수료는 피해자에게 반환하는 등 피해구제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