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오는 29일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시작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은 채권단 회의를 열어 자율협약 개시안을 부의해 오는 29일까지 자율협약 여부를 결의할 계획이다. 안건에 대해 채권단이 100% 동의하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여부가 결정된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고,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2013년 이후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의 자구계획을 실행해 왔으나 해운 시황의 침체와 손실의 장기간 누적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

그동안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에 합의하고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의 만기 연장을 받는 등 이해 당사자들의 양보를 얻어낸다면 출자전환 등을 통해 정상화를 돕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해외 선주사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하고, 17일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해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1200억원의 3개월간 만기 연장을 추진해 왔다.

용선료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함으로써,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회사채 만기 연장을 위해 열린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는 부결됐다.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겪는 진통"이라며 "내달 7일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사채는 연체가 불가피해졌지만, 과거에도 ㈜STX의 사채권자 집회가 부결된 이후 연체 상태에서 다시 가결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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