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도움받을 자세 전혀 안돼있어…필요없다면 비례 안하면 그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전날인 20일 중앙위의 반발로 비례대표 후보 명부 확정이 좌절되자 다음날로 연기된 당 중앙위 불참을 선언하는 등 당무 거부에 돌입했다.

더민주는 21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위를 열고 4·13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 투표를 재시도할 예정이지만 김 대표의 이른바 '셀프공천' 파문 속에 제대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비대위는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상위 1~10위(A그룹), 11~20위(B그룹), 21~43위(C그룹) 등 3개 그룹으로 소위 '칸막이'를 만든 뒤 각각의 그룹 내 순번만 투표하는 안건을 중앙위에 상정한 바 있다.

이에 일부 중앙위원들은 후보군을 칸막이로 나눈 점, 청년 비례대표 후보를 1명만 당선안정권에 넣은 점 등을 '당헌 위배'라며 강력 항의, 43명 후보 전원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중앙위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김 대표는 중앙위 도중 퇴장, 지도부가 회의를 중단하면서 결국 중앙위는 이날로 연기됐다.

김 대표는 중앙위 파행과 관련,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어려운 지경이 됐다고 해서 비대위를 만들었으면 비대위에서 만들어가는 대로 따라줘야 한다"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세가 전혀 안 돼 있고 도움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당무거부 의사를 표했다.

그는 "중앙위가 자기네들 권한을 행사해서 자기들이 마음대로 정하고 선거를 관리해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며 "그것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저런 행동을 취하면 안된다"며 한치의 양보 의사도 없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20일) 보니 도저히 이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나는 애매한 태도를 갖고 할 수는 없다. 잘 해결되고 안 되고는 그 사람들 손에 달렸다"고 중앙위에 '공'을 넘겼다.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 논란에 대해선 "(순번) 2번을 하나 10번을 하나 15번을 하나 차이가 있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식으로 끝번호에 넣어 동정을 구하는 식의 정치는 안하는 게 좋다"면서 "자기네들 도와주기 위해 필요하니 (비례대표를) 하려고 한 건데, 필요없다고 하면 안하면 그만"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불만 여론에도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중앙위 참석 여부에 대해선 "나는 내일(21일) 가지 않을 것이다. 내일은 더 이상 안 나타날 것"이라며 "나는 한번 생각한 걸 바꿀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운데)가 18일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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