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비슷한 패턴으로 시작…향후 자금유입 많아질 것"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당국이 최근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ISA의 '깡통계좌' 논란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권이 22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개최한 'ISA 테스크포스(TF)' 3차 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장기투자 목적으로 설계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제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초기 납입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통상 자산대비 부채가 과도한 계좌를 지칭하는 '깡통계좌'로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권이 22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개최한 'ISA 테스크포스(TF)' 3차 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디어펜


ISA 출시 1주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현황을 분석하고 현장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이번 3차 회의에서는 ISA를 둘러싼 주요 쟁점과 검토의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을 정리하는 순서가 포함됐다. ISA 출시와 함께 일각에서 '가입금액이 적어 깡통계좌가 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점에 대해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해명했다.

금융위 측은 우선 ISA의 구조적 측면에 대해서부터 언급했다. 금융위 김 사무처장은 "ISA는 3~5년의 장기투자 상품이므로 우선 계좌부터 개설한 뒤, 그 이후에 본격적인 자산운용으로 이어지는 상품 구조"라고 말한 뒤 "초기에는 금융회사 마케팅 등으로 계좌수 위주로 증가하고 가입자들이 서서히 자금납입 규모를 늘려나가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출시 초기 적은 액수의 계좌가 많이 개설된 것은 결코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김 사무처장은 "ISA를 이미 도입한 외국에서도 출시 초기 이후에는 계좌 수보다는 자금 납입규모를 중심으로 ISA 시장이 점차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ISA 출시 다음해인 2000년도에 계좌 수는 21% 상승한 반면 납입규모는 253% 상승(84억3000만 마르크→297억7800만 마르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금융당국은 ISA 출시 초기 신탁형을 중심으로 가입금액이 적게 나타난 점에 대해 "신탁형 상품의 특징과 은행 고객의 특수성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고객은 소액 적립식 납입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높은 접근성과 안정적 이미지를 갖춘 은행에서 주로 ISA 출시 전 사전예약 판매가 활발히 이루어짐에 따라 출시 초기 은행을 통한 소액 계좌개설 고객이 많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김 사무처장은 "장기투자 목적으로 설계된 ISA 제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초기 납입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통상 자산대비 부채가 과도한 계좌를 지칭하는 '깡통계좌'로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향후 ISA의 전망에 대해서는 "본격적 자산운용, 상품구성과 수익률 비교, 계좌이동, 자문이 활성화 되는 경우 자금유입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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